5백여년전의 베네치아(베니스)에서는 신문을 읽으수 없는 문맹자대중들을 위해 뉴스를 소리내 읽 어주는 방(房)을 만들어 두고 입장료를 받는 영업이 성행했다. 일종의 인가되지않은 해적판 뉴스 쪽지를 [소문]내주고 돈을 받은 고전적인 [신문]형태였다.
16세기에 주로 유행됐던 이러한 뉴스북 또는 팜플렛형 신문도 초기에는 정치권의 단속이나 검열, 벌금과 같은 처벌을 피하기위해 주로 가십이나 무용담, 종교적 기적에 관한 흥미중심의 기사를 썼고 그것마저 불안해 편집때는 익명이나 가명으로 써서 누가 어디서 발행했는지 모르도록 붓끝 을 조심 했다.
이른바 언론제도권밖의 지하신문(地下新聞)형태였다.
그러한 [지하신문]이 중세도 아닌 21세기를 바라보는 한국·수도서울에도 등장하고 있다. 최근 한보사태가 불거지면서 언론에 인용보도되고 있는 속칭 [괴문서]도 지식계층이나 대기업· 언론기관들이 다투어 입수하려는 일종의 지원 뉴스 팜플렛이다. 서울바닥에 지하신문이 등장된것 은 이미 꽤 오래전. 조잡한 인쇄로 복사된 [지하신문] 팜플렛은 크기도 A4용지크기. 평균 1주일 단위로 뿔려진다.
구독계층은 정치권과 경제계 언론계등 사회각계층의 동향과 물밑 움직임에 대한 밀실정보가 필요 한 대기업의 홍보실이나 일부언론기관, 단체로 암암리에 정기구독하면서 소위 지하정보를 얻어내 고 있다.
기업들은 상대기업의 임원급등이 언제 무슨 말을 했느냐에 대한 정보까지 종합적으로 분석하면서 기업전략에 참고자료로 응용한다.
물론 대기업 자체의 방대한 국내외 정보망을 통해 수많은 고급정보를 뽑아내고 있지만 루머수준 의 지하신문의 정보들이라도 가끔은 정·재계의 큰 흐름이나 방향을 감지하는 증후정보의 가치는 있다는 판단에서 매월 구독료를 내고 비공식 채널을 통해 정기적으로 구독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지하신문의 정보들은 대부분이 언론에서 책임있는 뉴스로 보도하기 어려운 [유언비 어]수준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또한 부분적으로는 시간이 지난뒤엔 맞아떨어지는 확률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지하정보를 찾는 구독자의 정보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지하신문의 뉴스중에는 언론이 감히 건드리기를 꺼리는 젊은대통령에 대한 의혹같은 이야기도 과 감히 실린다.
대권주자들의 일거수 일투족이 도청기록처럼 상세하게 거론되기도 한다. 한보사건 수사가 진척되면서 나온 [괴문서]도 형태는 지하신문과 크게 다르지 않다. 괴문서를 지하신문의 범주안에 포함시켜 얘기한다면 최근의 지하신문은 정치권의 실세들이나 청 와대 측근들에 대한 한보 커넥션 관련자료들이 상당부분 사실이냐 아니냐를 떠나 상세하게 지적 하고 있다. 한예로 누가 한보제철 생산설비라인을 납품한 외국업체로부터 리베이트자금및 대출로 비비로 2천억원을 받았고 누구누구는 수시로 30억~50억의 비자금을 지원받았으며 어떤 실세는 사 조직을 통해 간접적으로 20억을 받았다는 얘기같은 것들이다.
언론사들이 공식적인 기사로 보도하기에는 부담이 가는 내용들이 지하신문이나 [괴문서]라는 지 하뉴스에는 거침없이 흘려지고 있는 것이다.
세상 바깥에서는 정부의 수사기관이 엄정한 수사를 하고 있고 언론들은 잠을 설치며 총력보도를 하고 있는데 어째서 지하신문은 여전히 루머나 유언비어같은 정보를 흘리고 있고 또 많은 사람들 은 지하신문의 정보쪽에 곁눈을 보내고 있는가 하는 것이 한보사태만큼 우려되는 사회분위기다. 문제는 지하신문의 뉴스들이 어느만큼 근거없는 루머냐 유언비어냐는 질적인 판단시비보다 언론 자유가 보장됐다고 일컬어지는 문민시대에 예단과 추측의 지하정보들이 흘러넘치는, 그것도 어둠 속에서 흐르고 있는 사실이 문제인 것이다. 지하신문이 번져나간다는 것은 언론의 순기능이 막히 고 있다는 불신을 받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한보사건의 명쾌한 수사로 우리사회에서 지하신문을 도태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그나마 전 화위복의 찬스가 되겠지만 어쨋든 요즘 같은 때 지하신문은 결코 우리모두에게 유익한 것은 못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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