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대 대선 레이스는 정말 변화무쌍한 것 같다. 잘 나가던 대선주자가 곤두박질치기도 하고 뒤처지던 대선주자가 은근 슬쩍 부상하기도 하는 등 예측하기 힘든 기복현상을 보이고 있다.이는 여야 마찬가지다. 우선 여권만 봐도 작년 총선이후 신한국당의 이회창고문이 줄곧 수위를지키나 싶더니 어느새 이홍구대표가 다크 호스로 부상해있기도 했다. 그러다가 노동법 정국과 한보 정국을 거치면서 여론조사면에서 박찬종고문이 이회창고문을 누르고 단연 앞서는 형국을 맞고있다. 특히 한보 핵태풍의 와중에서는 그간 줄곧 복병처럼 무서운 존재였던 최형우, 김덕룡의원등 민주계 두 주자가 이제는 또 다시 추락하고 있다. 최근에는 완전히 사라진 카드였던 이수성총리가 다시 당정 개편을 통해 당에 입성할 것이란 관측마저 나돌고 있다.
여권의 이같은 현상은 역시 대선 날짜가 아직 많이 남아있는 데다 김영삼대통령의 의중이 전혀드러나지 않으면서 시국상황과 개인의 관련 유무에 따라 인기가 들쭉날쭉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전당대회날까지 남은 7개월남짓 동안 대권주자들의 우열판도가 어떻게 또 다시 변해있을 지 도무지 종잡을 수 없다.
야권도 나름대로 변화가 있었다. 작년 총선직후 국민회의의 김대중총재가 선거패배의 후유증으로다소 위축되었다가 자민련 김종필총재와 연합전선을 구축, 후보 단일화 논의가 급피치를 올리자갑자기 여권을 위협하는 존재로까지 나아갔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연초들어 한보특혜 비리에 자신의 왼팔인 권노갑의원이 연루되면서 휘청거리고 있다. 대선4수 도전전략에 차질마저 초래하고있다.
물론 이런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여권은 이홍구대표와 이회창, 박찬종,이한동고문을 중심으로 한4~5룡 정도로 압축되었다는 관측이다. 야권은 DJ가 악재에도 불구 건재할 것이란 얘기에서 부터이제는 죽은 카드였던 '제3후보'를 거론하지 않을 수없다는 섣부른 관측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현재 여야를 통틀어 가장 여유가 있는 인사는 신한국당의 박찬종고문이다. 노동법정국과 한보 정국을 겪으면서 아무런 상처를 받지 않았다. 원외에 있은 덕택인지 모른다. 어쨌든 그는 연초에 작년의 여론조사 지지를 그대로 유지한 데 비해 이홍구대표와 이회창고문이 노동법 정국으로 인해조금씩 타격을 받자 그 격차를 더 벌여 놓았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최형우고문과 김덕룡의원 등 민주계 두 거두는 참담하기 짝이 없다. 계보에 편중되지 않고 중립을 지켜온 모 중진의원은 "이제 민주화 투쟁경력으로는 대통령선거에 나설 수 없다"며 한마디로이들의 대선후보 가능성을 일축했을 정도로 민주계로부터 마음이 떠나고 있다.물론 최근 대선주자들의 여론지지 변동에 대해 각 캠프는 이를 인정치않고 있다.이홍구대표측은 "조금 밖에 떨어지지 않았다"며 자위하고 있고 이회창고문측은"실제로는 떨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덕룡의원측은"진실이 규명되면 별다른 타격이 없다"고 담담한 표정을 애써 지었다. 그리고 이한동의원측은"경제가 어려워 안정 희구세력을 대표하는 이고문이 점점 더 유리해지고 있다"고 자신만만해 하고 있다.
특히 김대중총재측은 대선 전략에 결정적인 차질이 올 지도 모른다면 걱정이 태산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산전수전 다겪은 김총재가 이번 일로 무너질 것으로 보지않지만 정계은퇴를 번복, 극심한 비난을 감수하면서 까지 정치권에 복귀한 김총재로서는 일대 타격이 아닐 수 없다. 구룡으로출발한 여권의 대선레이스, 그리고 단순할 것으로 예상됐던 야권의 대선레이스. 갈수록 흥미진진하게 전개되고 있다.
〈李憲泰기자>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김정숙 소환 왜 안 했나" 묻자... 경찰의 답은
"악수도 안 하겠다"던 정청래, 국힘 전대에 '축하난' 눈길
李대통령 지지율 2주 만에 8%p 하락…'특별사면' 부정평가 54%
국회 법사위원장 6선 추미애 선출…"사법개혁 완수"
한문희 코레일 사장, 청도 열차사고 책임지고 사의 표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