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신도시 '치안 공백'

대구 외곽지역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신흥유흥가가 잇따라 형성, 치안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나예산부족으로 파출소 신설이 뒤따르지 못하는등 치안행정 부재상황을 빚고 있다.이에따라 이들 지역의 단위파출소별 치안범위가 파출소의 능력을 훨씬 초과, 1개경찰서와 맞먹는 소위 '서장(署長)파출소'라는 신조어 까지 등장하고 있다.

90년이후 대구 도심을 빠져나온 유흥업소들이 집중적으로 몰려든 수성구 두산동과 상동지역의 경우 수성못 포장마차와 막창골목을 비롯 동대구로와 들안길까지 모두 8백여개의 각종 유흥업소가밀집, 치안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최악의 우범지역'이 되고있지만 파출소는 상동파출소 하나 뿐이다.

1월 한달동안 이 지역에서 발생한 강도, 날치기,절도등 강력범죄만도 33건. 또 하루평균 30여건의폭력,교통사건이 접수된다. 파출소 근무자들은 "순찰활동은 고사하고 사건접수만으로도 일손이 모자랄 지경"이라고 했다.

칠곡과 시지,성서등 외곽 신도시 지역은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수성구 시지지역의 경우 상주인구가 9만명에 이르고 있지만 고산파출소 한개가 전체지역을 맡고있다. 관할 면적만 따져도 중부경찰서의 4배가 넘으며 아파트 입주가 끝나면 상주인구도 10만명의 중부서보다 휠씬 많아진다. 파출소장이 경찰서장 영역만큼 관장하고있는 꼴이다.북구 칠곡 지역등 다른 신도시도 파출소가 턱없이 부족하기는 마찬가지다. 이에따라 경찰청은 대구 지역내에 14개 파출소 신설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또 택지개발 지구내에는 12개소의 파출소예정부지가 공터로 남아있다. 그러나 지난 93년 범물파출소 신설을 끝으로 예산이 확보안돼 파출소 추가신설은 엄두도 못내고 있다.

게다가 수성구 만촌2동 파출소와 북구 대현파출소는 도시계획에 따라 철거되면서 대로변에 땅이없어 치안수요가 거의없는 주택가로 밀려나는등 치안행정이 오히려 뒷걸음치고 있는 실정이다.대구지방 경찰청 관계자는 "중부서 관할의 파출소 몇개를 하나로 통합하고 남는 파출소를 신도시로 이전하는 문제가 거론되고 있지만 예산배정이 되지않아 파출소 신설은 어려운 형편"이라고 밝혔다.

〈李宰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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