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한보사태수사를 현 단계에서 일단 마무리하려고 하자 종교·법조·사회단체등 각계각층에서 일제히 들고일어나 축소 또는 왜곡된채 그대로 덮어둘 수는 없다며 원점에서부터의 재수사를강력히 촉구하고 있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사실 지금까지의 검찰수사는 한보에 대한 금융비리에만 치중해왔고 그 외압의 실체규명은 미흡하기 짝이 없었다. 이번 검찰수사는 수사흉내만 내고 뭐가 그리 급했는지 서둘러 덮어버리려는 인상을 강하게 느끼게 했다. 이미 본란을 통해 이대로 마무리해서 안된다고 지적한바 있지만 이번수사는 사건을 규명했다기 보다 되레 의혹만 잔뜩 부풀려 놓은채 국민들의 분노만 사게 했다해도과언이 아니다.
검찰이 지금까지 밝혀낸 내용을 보면 대출외압의 실체로 대통령측근 홍인길의원을 정점으로 황병태·정재철의원이 곁가지로 지목됐고 국민회의의 권노갑의원을 야당쪽 구색으로 끼워넣은 느낌이다. 또 관계(官界)엔 김우석 전(前)내무장관이 건설장관시절 한보철강당진제철소와 연결된 국도공사를 조속히 해주고 관급공사수주 편의명목으로 돈을 받은혐의로 구속됐고 은행장2명이 대출커미션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이번 사건으로 정치인 4명, 장관 1명, 은행장 2명등 모두 9명이정태수씨로부터 21억5천만원을 받은 것으로 요약된다. 여기에서 원천적인 검찰수사에 대한 불신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의혹이 제기된다. 5조7천억원이라는 국가경제를 뒤흔든 천문학적 액수의 대출외압의 실체가 국회의원 4명이라는 얘기도 어불성설(語不成說)이고 대가가 21억5천만원이라면누가 수긍이 가겠는가. 대검찰청이 밝혀낸 메가톤급 수사치곤 그 결과는 너무나 어처구니 없다.여기에서 이번수사에 대한 갖가지 의혹이 제기된다. 그 첫째가 외압의 실체는 비록 청와대 총무수석을 지냈지만 홍인길의원은 정점이 아니라는 것이고 그 뒤에 더 큰 핵심권력이 관련됐을 것으로 보는 것이 상식에 합당한 일반 추측이다. 이때문에 야당에선 바로 김대통령과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가 한보사태의 외압실체라며 그들을 조사하라고까지 공격하고 있다. 이에는 현철씨의과거 행적에서 한보와의 관련을 뒷받침하는 여러가지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고 결정적인 증거를 야당이 확보하고 있다는 주장이고 보면 일단 이번사태의 외압실체와 관련 현철씨를 조사하지않을수 없는 형편이다. 물론 현철씨가 한보와의 관련설을 부인하고 있는점도 배제할순 없지만 지금 이시점에선 그의 자격이 참고인이든 피의자이든 시중에 나돌고 있는 여러가지 '설'을 확인하는 차원에서도 조사는 불가피한 형국이다. 만약 이같은 국민의 여론을 무시하고 어물쩡 지나친다해도 이 사안은 국회청문과정이든 이 정권이 끝난뒤에든 언젠가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할 중대한 대목일수있기 때문이다. 두번째는 한보사건의 전과정에 얽힌 관계인사들의 관련여부도 철저히밝혀야할 부분이다. 특히 정책결정과정의 관계 인물들과 거액대출의 물꼬를 튼 전·현직 산업은행장들에 대한 부분이 무혐의 처리된 것도 핵심의혹 사안이다.
외압실체와의 관련 때문에 검찰이 면죄부를 줬다는 설(說)이 파다한 점을 고려할때 현철씨의 조사불가피론과도 맞물려 있는 것이다. 이번사건에 관한한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막을수 없는어리석음을 검찰은 범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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