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2-종전 주장 되풀이한 代表연설

한보(韓寶)의혹규명을 위해 열리고 있는 국회가 국민 관심을 끌기에는 초반부터 역부족인 느낌이다. 지난 3일간 가진 여야 3당대표 연설을 보면 3당이 모두 그동안의 주장을 되풀이했을 뿐 당리당략을 떠나 의혹을 밝히겠다는 읍참마속(泣斬馬謖)의 간절함은 어디서도 보이지 않았다. 이홍구(李洪九)신한국당 대표는 한보 사건이 "우리 사회에 뿌리깊게 심어진 부패와 정경유착의 탓"으로돌림으로써 정치권 전체가 책임질 일이라 주장했다. 반면 국민회의 신낙균(申樂均)부총재와 자민련 김종필(金鍾泌)총재는 한보 사건은 정치권 전체의 문제가 아니라 현 정권내부의 부패와 비리구조 때문이라 지적, 여와 야가 모두 지금까지 주장해온 범주를 벗어나지 못했다.우리는 이시점 검찰수사가 유야무야로 끝난만큼 국회의 국정조사 활동이 의혹규명의 마지막 보루라 믿고 있다. 그런만큼 여당이 "한보비리는 우리 정치인 전체의 책임인만큼 앞으로 정치자금법개정등 제도개선에 중점을 두고 3김정치를 청산하자"고 주장한 것은 비록 궁극적으로는 적절한말일는지 몰라도 책임있는 정당으로서 지금 취할 수순(手順)은 아님을 지적코자 한다. 먼저 의혹에 대한 철저한 규명이 있어야할 뿐이며 그 연후에 제도적 인 보완이 뒤따라야한다는것은 자명한이치다.

야당 또한 야권의 중진의원이 구속되어 있는 터수에 여당만 몰아칠수 있는지 자성의 바탕위에서국정조사에 최선을 다할것을 당부한다.

24일부터 열리는 국정조사를 앞두고 이미 사회 일각에서는 국정조사가 시작돼봐야 기대할게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우선 수사 검사가 국회에 출두치 않겠다고 통고한데다 검찰은 수사자료의 제출조차 거부하고 있어 국회의 강도 높은 국정조사는 애초부터 이뤄질 공산이 적다고 본다.

게다가 논란의 초점이 되고 있는 김현철(金賢哲)씨의 증인 채택이 어려울것으로 예상되는 한편으로 여야 중진의원들이 다수 연루된것으로 보이는 사건인만큼 의혹을 얼마만큼 규명할수있을는지상당수 국민이 의아스런 눈길로 바라보고 있는 현실을 여야는 직시해야할 것이다.우리는 이처럼 거대한 의혹이 국회에서조차 밝혀지지 않은채 얼렁뚱땅 넘겨진다면 급기야 '국민여론의 거센 심판'을 받게된다는 평범한 이치를 여기서 다시한번 강조코자한다.우리는 여기서 제도개선이니 김현철씨 해외유학 등등의 핵심을 비켜가는 주장에 아랑곳하지 않고사건의 진상, 다시말해 대출외압 실체, 관계(官界) 관련여부. 94년이전의 뇌물, 청와대 개입여부,제철소 인허가 과정, 김현철씨 관련 여부등을 낱낱이 파헤칠것을 재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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