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연쇄살인' 경찰수사 [초동]실패

"단서조차 못잡고 '허둥지둥'"

대구 동구 신암동 일대 연쇄 살인사건에 대한 수사방향이 갈팡질팡하면서 경찰이 인력난을 내세워 수사폭을 아예 축소하거나 용의자를 지명수배하는 선에서 사실상 수사를 중단하는 등 사건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아 시민불신이 확산되고 있다.

경찰은 연쇄살인사건의 피해자 거의가 여자라는 이유로 수사방향을 무작정 치정이나 원한관계 쪽으로 맞춰 초동수사에서부터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금품을노린 강도살인일 개연성이 높은신암4동 다방여주인 살인사건 및 신암3동 교회앞할머니 살인사건까지 피해품을 정확히 모른다는이유로 강도가능성을 배제, 수사본부를 설치하지 않는 쪽으로 수사범위를 축소했었다. 연쇄살인사건을 지켜본 한 경찰간부는 강도살인일 경우 대규모 수사인력을 동원, 광범위한 수사가 필요하기때문에 사건의 변수를 좁히는 것 같다 고 지적했다.

게다가 8건이 동구지역, 특히 신암동에 집중됐고 흉기로 난자하는 등 몇몇 사건은 범행수법이 비슷한데도 경찰은 동일범의 범행이 아니라고 섣불리 단정, 각 사건의 연관성은 고려조차 하지않고있다. 또 용의자가 떠오르는 신암3동 주부살해 등 3건에 대해서는 지명수배만 내리거나 물증확보가 어렵다는 이유로 사실상 수사를 중단, 다른 살인사건이 터지자 이쪽 전담수사반을 저쪽 사건에 겹치기 투입해 수사형사들을 혼선에 빠뜨리고 있다.

이 때문에 한보사태, 이한영 피격, 황장엽 망명 등 어수선한 사회분위기를 틈타 사건을 축소, 은폐해 여론의 화살을 피해가려는 것 아니냐 며 불만에 찬 여론이 쏟아지자 대구지방경찰청은 22일밤 뒤늦게 인력을 보강, 사건별 수사팀을 편성했다. 그러나 23일 문책인사로 동부경찰서 형사과장및 형사계장과 신암3.4.5동파출소장이 경질되는 등 수사지휘 계통이 혼선을 빚는 바람에 수사인력만 늘렸을뿐 24일 오전 현재 사건의 실마리에는 전혀 접근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이러한 주먹구구식 수사로 경찰은 지금까지 동구지역에서 발생한 8건의 살인사건 가운데 범인 검거 1건, 지명수배 2건, 용의자 확보 1건을 제외한 나머지 4건은 단서조차 잡지 못한채 오리무중에빠졌다.

〈金在璥.金炳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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