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앨린' 아메리칸익스프레스 1위 화제

"얼떨결에 대타로 출전해 우승까지…"

포병장교로 베트남전에 참전해 훈장까지 받은 군인 출신 골퍼 버드 앨린(52)이 마감 5분전에 대타로 출전했다가 정상에 올라 화제가 됐다.

단지 "나라에 충성하자"며 참전한뒤 종전후 군복을 벗고 다시 골프채를 잡은 앨린은 초창기에PGA투어에서 5승을 거뒀지만 이후 시니어 입문까지 14년동안 단 1승도 거두지 못해 골퍼들의뇌리에서 잊혀졌었다.

그러던 그가 24일(한국시간) 끝난 97아메리칸익스프레스 인비테이셔널시니어골프대회에서 합계11언더파 2백5타로 당당히 패권을 차지했다.

그것도 출전자격도 없고 주최측이 초청해주지도 않아 예비선수로 대기하던중 엔트리 마감 5분전에 출전을 포기한 기비 길버트를 대신해 얼떨결에 출전, 일궈낸 우승이기에 더욱 극적이었고 본인에게는 감격스런 순간이었다.

전날 2위 짐 콜버트에 3타차로 앞선 채 2라운드를 끝내고 대회 최종일을 맞았지만 자신을 포함해아무도 그의 우승을 믿지 않았다.

초반 3개홀에서 2개의 버디로 기분좋게 출발한 앨린은 17번홀에서 파퍼팅에 실패, 이미 경기를끝내고 자신의 플레이를 지켜보던 지난해 상금왕 콜버트에 불과 1타 앞서는 살얼음판을 걷게 됐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은채 불안하게 맞은 마지막 18번홀(142m 파3).

6번 아이언을 잡고 티샷한 공은 맞바람탓에 제대로 날지 못하고 홀컵으로부터 18m 모자란 그린에지에 떨어졌다. 더구나 오르막 퍼팅이었지만 침착하게 공을 홀컵에 붙여 파퍼팅으로 마무리, 짜릿한 대타우승의 드라마를 엮어냈다.

앨린은 "홀컵까지 18m가 마치 3㎞는 되는 것처럼 아득하게 느껴졌다"면서 "2라운드가 끝난후 아내에게 우승을 기대하지 말라고 말했고 마지막 퍼팅을 끝낸뒤에도 우승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않았다"고 말했다.

앨린이 받아든 상금은 18만달러. 그가 지금까지 PGA투어에서 벌어들인 어느 한해의 상금 보다많은 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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