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야기하듯 풀어쓴 철학 입문서

철학은 인류역사이래 삶과 존재, 인간, 세계, 의식등 끝없는 명제로 우리를 괴롭혀온 학문이라는점에 대해 회의할 사람은 많지 않다. '철학은 무엇인가'라는 의문에서 비롯되는 난해한 철학적 담론을 기존 철학서의 딱딱한 양식이나 무거운 분위기에서 탈피, 마치 이야기를 들려주듯 풀어가는철학소설,철학 입문서가 잇따라 출간돼 눈길을 끈다.

지난해 상반기 프랑스 갈리마르출판사에서 발간돼 독서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장 도르메송의철학소설 '거의 모든 것에 관한 거의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문학세계사)가 국내에서 번역돼 나왔고 전세계 35개국에서 번역된 노르웨이의 고교 철학교사 요슈타인 가아더의 '소피의 세계'(현암사)와 서양철학자 41인의 사상과 짧은 이야기를 쉽게 풀어 쓴 출판인 박영규씨의 '철학이 뭐꼬?'(가람기획)가 나란히 출간됐다.

형이상학개론이나 철학수필로 분류되는 도르메송의 소설 '거의 모든 것에 관한…'은 태초에서부터 시간,물질,추억,사랑,믿음,말하기,자유,만물과 신화까지 우주의 모든 이야기를 담고 있는 총체적소설이자 역사, 신에 대한 소설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등장인물이나 스토리, 어떤 소설구성장치도 없어 프랑스문단에서 과연 소설인가라는 논쟁까지 불러일으켰다. 아카데미 프랑세즈회원으로 미테랑대통령의 추도사를 쓴 프랑스 최고의 문필가인 저자는 이 소설을 통해 패러독스중의 패러독스인 인간과 만물에 관해 짧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가능한 모든 형이상학 소재들을 매우 지적이면서도 야심차고 거침없이 드러내 놓았다는 점에서 다른 어떤 소설이나 철학서와도 변별된다.

소설로 읽는 철학이라는 부제를 붙인 '소피의 세계'는 철학사를 소설로 그려낸 책이다. 그리스,로마시대의 철학자들에서부터 중세, 현대에 이르기까지 뛰어난 철학자들의 철학정신에 관한 역사적 배경을 그렸다. 저자는 인간과 세계에 관한 진지한 물음과 그 해답을 등장인물인 열네살난 소녀 소피를 통해 풀어낸다. 철학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쓰면서도 통속화시키지 않고 철학에 아름다운 옷을 입혔다는 점이 이 책의 미덕으로 손꼽힌다. 한편 '철학이 뭐꼬?'는 서양철학의 아버지로불리는 탈레스에서부터 사르트르에 이르기까지 철학자들의 삶과 사상을 채집한 철학입문서. 실제있었던 사건이나 있었을 법한 사건을 소설적 기법으로 재현해 철학자들의 사상의 핵심을 쉽게 풀어내 책읽는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徐琮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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