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4자회담 설명회 무슨 논의할까

"북 본회담 참석 '속내 떠보기'"

5일 뉴욕에서 열리는 한반도 평화 4자회담 공동설명회의 유일한 목적은 과연 북한이 4자회담 본회담에 참석할 의사가 있는지를 떠보자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설명회에 미국측 수석대표로 참석하는 찰스 카트만 국무부 동아태담당차관보 대행은 지난달26일 미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설명회의 목적을 묻는 의원의 질문에 "북한의 4자회담 참석 의사를확인하는 것뿐"이라고 분명히 답한 바 있다.

미국은 4자회담 본회담이 한반도 긴장완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확신하고 있다. 동북아에서 유일한 불안요인이 되고 있는 한반도에서의 안정이 보장되는 경우 미국은 동북아 시장의 안정이라는 중요한 이익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그래서 미정부는 4자회담을 집권2기 클린턴행정부의 중요 외교정책의 하나로 삼고 있다.

그러나 4자회담에 앞서 열리는 공동설명회에 대해서 미국은 그리 큰 비중을 두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공동설명회는 4자회담 제의 당시에 전혀 고려에도 없던 것이었으나, 북한측이 4자회담을 선뜻 받아들이지도 않고 전혀 거부하지도 않는 애매한 태도를 보이자 한미양국이 북한 끌어들이기 차원에서 내놓은 카드였던 것.

따라서 미측은 북한이 연기에 연기를 거듭했던 공동설명회에 '발을 들여놓은 것 자체에 의미가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미측은 회담 개최라는 사실 외에 그 자리에서 논의될 중대한 사안이 있는것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는 미측이 △한국전 당시 실종 미군 유해 발굴 △북미 미사일회담 재개 △북미간 연락사무소개설 △미국의 대북경제제재 완화 등 굵직한 현안들을 설명회 이후 열리는 북미 고위급회담 테이블로 미뤄놓았는 점에서 더욱 분명해진다.

이번 설명회 자리에서 한국과 미국은 4자회담의 취지와 목적, 그리고 구체적으로는 회담의 의제와 장소, 대표단 구성에 대한 구상을 북한측에 '설명 할 계획이다.

그러는 도중 북한의 반응을 관찰해 북한이 과연 4자회담에 참석할 의사가 있어서 설명회에 나온것인지, 아니면 경제난 식량난에 따라 외부 원조를 끌어들이기 위해 마지못해 나선 것인지를 가늠한다는 것이다.

만일 북한이 4자회담 본회담에 그리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경우 미측은 "4자회담에서는 한반도평화협정 문제 뿐 아니라 식량문제를 비롯해 모든 사안이 논의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 북한의본회담 참석을 적극 유도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어쨌든 북한측은 그들이 '알맹이 로 여기고 있는 북미고위급회담에서의 성과를 위해서도이번 설명회에서 최소한의 성의를 보이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징검다리를 한 발짝 내딛은 북한을 결국 4자회담 테이블까지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인지, 이번 설명회는 한미양국의 공조 아래 한반도 영구 평화체제 정착 가능성을 점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것은 분명하다. 〈워싱턴·孔薰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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