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섹스클리닉-정력제 위약효과에 불과

정력제를 찾는 우리나라 남성들의 정열은 가히 세계최고수준이다. 얼마전 수입종인 황소개구리가국내 생태계를 망친다는 보도가 나가자 누군가 '황소개구리가 정력에 좋다는 소문만 내면 된다'고 말해 주위를 웃긴 적이 있었다. 정력에 좋다면 지렁이건 구더기건 가리지 않으니 황소개구리도 곧 멸종될 것이라는 뼈있는 농담이었다.

성행동을 지배하는 뇌의 중추는 이론상 약리작용을 갖는 물질의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보통 정력제로 불리는 약은 거의 효과가 없다. 만약 성적흥분이 고조된다면 그것은 위약효과에 불과하다. 대표적인 정력제로 꼽히는 물개, 독사, 개의 음경이나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많은 묘약들은 상징적 의미를 갖는 것일뿐 약리적 효과는 없다. 환각효과가 있는 LSD, 마리화나나중추신경자극제인 히로뽕, 코카인 등을 사용할 정도라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기대효과에 비해 부작용이 파괴적이기 때문이다.

정력에 좋다며 소위 '데포'라는 주사를 한달에 한두번씩 버릇처럼 맞는 남성들도 있다. 필자의 환자중 50대인 이모씨는 배뇨장애때문에 내원했는데 진찰중 우연히 그의 고환용적이 불과 2~3㎖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을 발견했다. 자세히 문진을 하니 4~5년전부터 '데포'주사약을 구입해 수시로맞아왔다는 고백을 들었다. 이때문에 고환용적이 줄어들었을 뿐 아니라 중간중간 통증과 함께 유방이 커지는 여성형 유방이 되기도 했다고 한다. 정력제에 대한 무지가 빚어낸 비극이었다.정력제를 찾는 이들이 명심해야 할 사실은 약물을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은 그것 없이 관계를가질 수 없고 같은 효과를 얻기 위해 용량을 늘려야 하며 결국 심각한 약물중독 부작용에 빠지게된다는 것이다.

인간의 성기능과 성욕에 정년이란 없다. 다만 자신의 좋지 못한 생활습관으로 신체와 생활의 리듬이 깨지면 성생활에 무리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인위적인 약물이 아닌 상대방에 대한애정과 공상 등의 정신적인 자극에 의해 건강한 성생활이 이뤄지도록 노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오충환〈비뇨기관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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