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2-敎育도 外形에 치우쳐있다

우리나라 교육의 현주소를 확연히 파악할 수 있는 자료가 공개됐다. 한국교육개발원이 펴낸 '한국 교육지표 1996'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초중고생 수업시간은 스위스와 함께 세계 공동1위에 올라있으나 사교육비가 공교육비의 절반에 육박할 정도로 비대해 있다는 사실이 나타난 것이다.또 고학력분포율도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외형으로만 보면 선진국그룹에서도 중간수준이다. 더욱이 긍정적인 측면의 하나는 중등학생에 대한 국제교육성취도조사에서 수학은 세계1위, 과학은 체코·일본에 이어 3위를 차지할 정도로 우리 학생의 우수성을 알 수 있다.세계에서 제일 열심히 공부하고 그 결과 수학·과학분야에 우수학생이 많으며 또 교육열을 반영하듯 25세이상 인구중 전문대졸 이상의 학력소지자는 20.2%%로 OECD평균인 20%%를 웃돌고있을 정도로 교육외형(外形)만은 선진국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조사자료에 나타나 있는 바와 같이 외형에 비해 내실(內實)면에서는 부끄러운 점이 많아교육환경의 개선·투자에 좀 더 노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문민정부 이후 교육투자비가 전체정부예산의 5%%선을 유지하면서 컴퓨터등 기자재확충, 학급당인원수의 하향등 교육환경변화 가 눈에 띌 정도라고 하지만, 겉모습에 비해선 실속이 적다.학급당 학생수를 비교 해보면 우리나라가 초중고 평균 49명선인데, 미국 23 영국22 일본31 이스라엘 32명으로 나와 80년이전까지의 '콩나물교실'은 면하고 있으나 선진국 수준과의 차이는 너무크다.

교원 1인당 학생수도 초등 27.6 중등 23.8 고교 31.7 대학 26명으로 OECD의 초등 18.5 중·고16.6 대학14명 수준과는 거리가 멀다.

이같은 계량적(計量的)인 비교에대해 각국의 교육사정을 감안해볼때 크게 비중을 두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더 큰 문제는 학부모의 교육비 부담·자녀교육관등이라고 지적하고 싶다.학생 1인당 사교육비가 유치원서 대학까지 합쳐 평균 8백50만원을 넘고 있는 점은 늘어나는 공교육비의 부담에 설상가상격이다.

이같은 사교육비는 통계적으로 연구기관에따라 다르지만 연간 몇조원에 달한다고 할정도로 큰 사회적 병폐가 된지 오래이나 대책없이 흘러가고 있는 셈이다. 이것은 자녀에대한 교육관부터가 선진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차이가 크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좋은 직장''결혼관계 유리'에초점을 맞춘 교육관을 갖고 있다.

자녀의 적성과 취향 희망에따라 전문직이든 뭐든 자유로운 선택을 하도록 부모가 놓아두지도 않을뿐더러 사회도 수용태세를 갖추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교육개혁에 발맞춰 의식을 선진화하는 수밖에 없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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