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國政)이 일대 위기를 맞고있다. 한보사태와 김현철 2천억원 '리베이트'설과 현철씨 측근 인사의 청와대 무적(無籍)근무로 민심이 극도로 흉흉한 가운데 이번에는 검찰이 정치권 인사 10여명이 한보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고 폭로함으로써 김영삼정권 임기말의 권력누수 현상이 한층가속되는것 같다. 검찰은 이와함께 현철씨 측근인 박태중(朴泰重)씨사무실 압수수색 영장에'현철씨 2천억원 리베이트 수수 의혹'을 내용으로 기재, 청와대 관계자들을 당혹케 했다는 것이고 보면권력핵심 주변에 무언가 난기류가 흐르고 있다는 느낌이다. 이러한 이상 기류는 검찰뿐 아니라여당에서도 감지, 소위 권력누수 현상이 조기에 가시화됐다는 감마저 든다. 이회창 신한국당 대표체제가 출범한지 얼마 안되면서 여당내 대선 주자들간의 잇따른 집단지도체제 주장등 불협화음적인 언동과 이 대표의 해당(害黨)행위자에 대한 경고 파문등은 '보다 좋은 정치를 위한 선의의 경쟁'이라기보다 보다 유리한 대선고지를 위한 합종연횡의 표현이라 보아 마땅할듯 하다. 이에 곁들여 공무원들마저 일손을 놓아 곳곳에서 근무 태만 사태가 잇따르는 가운데 암행 감사반이 파견되는 판이니 이러고서야 어찌 우리가 맞고있는 이 난국을 헤쳐나갈는지 실로 암담하기만 하다.물론 현행의 대통령중심 정치체제에서는 임기말의 권력 누수현상이 항상 있기마련이다. 그러나국가체제가 유지되려면 '레임덕'기간에도 국정에 정치력을 결집시켜 이끌어 나갈 구심력이 있기마련이고 또 역대 정권하에서는 나름대로 어느 한 모퉁이엔가 그 기능을 맡아 왔었다고 볼 수 있었다. 그래서 정쟁(政爭)이 격렬할 때면 수위(水位) 조절을 하고 우선순위를 정해주는등으로 국정이 그나마 궤도를 이탈하는 것을 최소화하는 역할이 없지 않았었다. 그런데 근래들어 검찰마저 '항변' 하는 듯한 몸짓을 보이고 있다니 예삿일이 아니란 생각이다.
검찰도 물론 저간의 사정으로 미루어 항의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끝내 상명하복(上命下服)에 충실하던 검찰마저 항명(?)의 몸짓을 보인데서 그 항명이 문제가 아니라 YS정권에 닥쳐온 때이른 레임덕현상을 실감하는 것 같아 뒷맛이 개운치 않은 것이다. 되풀이컨대 지금의 국난(國難)은 지도 계층이 자기희생정신으로 앞장서고 전국민이 발벗고 나서도 벅찬 과제들이다. 이와중에 레임덕현상까지 가속화된다면 속수무책의 수렁속에 빠질 것이 뻔하다.
그런만큼 김영삼대통령은 자기 희생의 마음으로 한보사태, 현철의혹, 차기 대선후보 문제등에 신속하고 엄정한 단안을 내려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바란다. 그렇게 하는 길만이 곳곳에서 불거지고 있는 '레임덕'현상을 최소화 시키면서 흔들리는 국기(國基)를 안정시키는 방법임을 부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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