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차한잔-경북여고 교장 박옥자선생님

"제가 감히 모교의 교장이 되는 영광을 누리리라 꿈꾸지도 않았습니다. 다만 교단을 떠나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15일 개교 71주년을 맞는 경북여고 사상 첫 모교 출신 교장이라는 기록을 세운 박옥자교장(63)은한사코 인터뷰를 거절했다. 올해로 교편을 잡은 지 40년. 화장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얼굴에 '교직은 천직'이라는 믿음을 변함없이 지켜온 박교장은 몸소 실천하는 교육인으로 손꼽힌다.전임지에서도 학교의 가장 지저분한 곳은 '내 구역'으로 맘속에 정해놓고 항상 깨끗하게 청소, '봉사하는 교장'으로 불렸던 그는 모교에 부임한 후에도 고3생들의 청소구역에 매일 빗자루를 들고 다닌다.

부임 첫날 후배이자 제자들이 불러주는 교가에 목이 메었던 박교장은 새벽별보고 학교에 나와서밤늦게 귀가하는 고3생 제자들이나 똑같이 도시락을 3개씩 싸다니며 교내 구석구석을 돌아보고훈기와 사랑을 불어넣는다.

늦은 공부를 마치고 밤교정을 나서면 기다리고 있다가 일일이 등을 토닥거려주며 수고한다는 말을 잊지않는 박교장을 보고 제자들은 "가슴이 찡하네요, 정말로"라면서 어머니같은 사랑을 느낀다.

오는 99년 8월31일 모교에서 정년퇴임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이는 박교장은 특수학교인 남양학교장으로 있을때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장애자들에게 특별한 관심과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털어놓았다.

57년 경북대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바로 교편을 잡은 그는 동도여중 대명여중등을 두루 거쳤다.〈崔美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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