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얼마전 미국의 어떤 정신 의학자는 '현대인은 8분(分)에 한번꼴로 거짓말을 한다'는 이색연구결과를 발표, 관심을 끌었었다. 아무리 거짓이 횡행하는 시대라지만 설마 8분마다 한번씩이야 거짓말을 하겠나 싶으면서도 어쩐지 우리네 생활이 거짓투성이가 아닌가 싶어 슬그머니 주변을 살피게 된다. 이런 측면에서 근래 우리 정치인의 행동거지는 단연 두드러진다. 금방 들통이 날 일들도 슬그머니 거드럼을 피우고 넘겼다가 하루, 이틀뒤에 득달같이 밝혀지면 "나중에 검찰 발표를 보면 알게 될 것"이라고 꼬리를 감추니 이쯤되면 거짓말했다고 꾸짖기보다 이런 지도자를 따르고 있는 우리 스스로가 서글프다. 앞서 말한 미국의 정신의학자가 우리 정치인을 상대로 연구를 했다면 아마 '숨쉬는 것 외에는 거짓말'이라고 발표하지 않았을는지. 청문회에 나온 박경식(朴慶植)씨의 증언 태도를 두고 항간에는 말이 많다. 너무 지나쳤다는 의견이 있나하면 속이 시원하다는 의견도 적지않다. 그러나 여기서 한가지 분명했던 것은 청문회장에 나온 박씨는 국회의원을 결코 존경하지는 않았다는 사실이다. 존경은 커녕 오히려 경멸하는듯한 태도마저 보인 것은무엇 때문일까. 아마 김현철(金賢哲)씨의 곁에서 정치권 인사들의 교언영색을 지켜보면서 '튀기좋아하는'박씨는 '외계인(外界人)을 닮은'정치인을 속으로 비웃게 된게 아닌가 싶기도 한 것이다. 박씨를 국회모독죄로 고발하기에 앞서 스스로 자세를 가다듬어 새시대의 참다운 국회의원이 되기를 권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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