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자당 대선자금폭로 김재덕씨 회견

92년 대선당시 민자당 경리실차장으로 대선자금을 집행했던 김재덕신한국당대전시지부홍보부장은29일 대전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선당시 10월부터 12월 18일까지 선거운동기간 민자당 이름으로쓴 선거자금은 1천3백억원을 넘지 않는다"는요지로 말했다.

그는 그러나 중앙당의 호출을 받고 서울로 올라와 여의도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는 이를 부인했다. 그의 이같은'일구이언'은 서울로 올라온 뒤 회견직전까지 2시간여 동안 박관용사무총장및 당간부들과 만난 후에 이뤄진 것이다.

◇대전 회견

-자민련 자료에 따르면 당시 민자당이 2천6백억원을 썼다고 한다.

▲그건 집행계획서상의 금액일 것이다. 당의 이름으로 공식적으로 나간 돈은 내가 전부 관리했는데 실제 집행된 돈은 그 반도 안된다. 구체적으로 얼마인지 기억나지 않으며 알더라도 당을 배신할 수 없다.

-선관위에 신고한 2백84억원보다 많나. 결산보고서는 누가 갖고 있나.

▲그것보다는 훨씬 많다. 결산보고서는 대선직후 이춘식경리실장에게 보고했고 이실장이 당시 선대본부장을 겸한 김영구사무총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고있다. 이실장이 보고서를 폐기했을 가능성은 99%%이고 김본부장이 이를 어떻게 처리했는지는 아는 바 없다.

-보고서 사본을 왜 갖고 있었으며 그걸 작년 4월쯤 폐기한 이유는.

▲선거후 혹시 있을지도 모를 구설수나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자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갖고 있었으나 총선 직전인 4월쯤 국민회의측이 보고서를 달라고 접촉해 와 겁도 나고 해서폐기했다. 대선자금은 '판도라의 상자'처럼 무서운 것이다.

-당에서 공식 집행된 자금은 모두 김부장이 처리했는가.

▲그렇다. 모든 자금에 대해 영수증을 요구해 현장 운동조직과 마찰이 종종 있었다. 보통 지급된자금의 20%%정도는 영수증없이 쓰여지는 풍토였는데 일일이 영수증을 요구했으니 그들도 빡빡했을 것이다. 매일 매일 결산보고서를 썼고 이를 모아 최종 결산서를 작성했으며 라면박스 2개분량의 영수증은 관훈동 당사에서 불태워 버렸다.

◇서울 회견

-당시 민자당이 2천6백억원을 쓴 것이냐는 물음에 실제 집행한 금액은 반도 안된다고 했는데.▲기자가 '반정도 되느냐'고 묻기에 턱도 없는 이야기라고 했다. 어떤게 선거자금인지는 모르겠는데 내 권한 안에서 집행된 것 말고는 총괄적으로 얼마나 되는지 모른다. 많이 나갈때는 약 10억원정도 나갔을 것이다.

-오길록씨가 찾아온 것은 언제이며 제안 내용은.

▲작년 4월 총선 5~6일전 이종찬부총재와 오씨를 대전 아드리아 호텔에서 만나 이부총재가 자료를 요구했고 오씨는 5억원을 넘겨주겠다고 제의했다.

-그래서 30억원을 요구했나.

▲없는 자료를 내놓으라고 해 '30억원을 주고 총재각서를 쓰겠느냐'고 되물어 그런 제의를 피했다.

한편 당시 민자당 경리실장인 이춘식 서울 강동갑지구당위원장은 이와 관련, "선관위에 신고한액수외에는 모르며 대선직후 관련 서류를 모두 폐기했다"고 주장했다. 〈裵洪珞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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