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JP 대선자금 왜 신중할까

지난 92년 민자당의 대선자금 관련 문건을 갖고 있다는 얘기를 들어온 자민련이 대선자금 파문속에서 의외로 조용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김종필총재와 당지도부는 여권이 대선자금을 공개해야 한다는 원칙론을 강조하면서도 '이 시점에서 구체적 내용을 갖고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한발짝 물러선 상태다.일부 실무진들은 관련 증거가 있으면 이를 공개하고 본격적인 대여압박을 해야한다고 다른 목소리를 내고있으나 세를 얻지 못하고 있다.

김총재는 특히 "대선자금을 거둬들이고 쓴 당자자들이 이를 밝혀야 한다"며 전날 심양섭부대변인이 당시 민자당 공조직이 최소 4천억~4천5백억원의 대선자금을 썼고 증빙서류도 확보하고 있다고논평한 것을 간접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대선자금 문제가 결정적 국면으로 전환되지 않는한 자민련이 증거자료를 먼저 공개하는상황은 없을 것으로 전망되며 다만 향후 사태 발전과 흐름을 봐가면서 대여공세 수위를 조절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92년 대선자금을 공개한다 하더라도 김총재가 지난 대선에 출마하지 않았기 때문에 별다른 피해를 상정할수 없는 자민련이 이처럼 신중한 자세를 보이는데대해 몇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국민회의와의 야권후보 단일화와 내각제 문제에 대한 검증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자민련이 갖고 있는 '마지막 무기'를 함부로 사용할 수 없다는 판단이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국민회의가 5월전당대회에서 내각제를 당론으로 채택하지 않으려는 징후가 강한 상태에서 김총재독자출마의 경우에 대비해 이를 비축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또한 개인의 약점을 찌르는 폭로전이 김총재의 정치철학에 맞지 않기 때문일 수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 당직자는 "김총재는 '어느 정권이든 도중하차가 있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지난 1월 신년회견에서 대선자금 증거자료 확보여부를 묻는 질문에 '알고 있는 것과 공개하는 것은다른 문제'라고 답변한 것도 그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자민련이 확보한 증거자료가 충청권의 자료를 집계한 것이어서 전국적인 대선비용은 단지 추계일 뿐이며 더구나 민주산악회 나사본 중앙청년회등 사조직의 비용관계는 모르기 때문에신중한 자세를 취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일각에서는 자칫 정계개편을 초래, 정치권 세대교체 주장에 힘을 실어줄수도 있는 대선자금 문제를 앞장서 거론하는데 따른 우려 때문에 대여공세의 수위를 자제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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