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시와 책임은 있으나 직급이 낮고 권한이 없는 30·40대 직장인들.
한창 일을 하면서도 동료 경조사나 회식에는 빠질 수 없다. 가족을 위한 의무감은 있지만 가정에는 항상 소홀하고 아이들과 얼굴을 맞부비고 싶지만 찌들린 몸으로 귀가해 곧 곯아떨어진다. 주말과 휴일에는 부족한 잠을 채우기에 바쁜 젊은 아빠들. 어린 자녀가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무척 듣고 싶지만 시간에 쫓겨 이름만 남은 학부모.
고개 숙인 젊은 아버지가 삶의 활력을 채우고 가정과 자녀에게 자그마한 행복을 실천하는 '좋은아버지가 되려는 사람들의 대구모임'이 지난달 27일 만들어졌다.
좋은 아버지 모임에는 평소 '머리'와 '몸'이 따로 놀았던 대학교수, 디자이너, 자영업자, 사업가,교사, 직장인 등 젊은 아버지 14명이 시작했고 참여를 원하는 젊은 아버지들이 점점 늘고 있다.모임에 참여한 사람들은 '내 자식은 최고'라는 생각과 '이렇게 버릇이 없어서야'라는 고민이 엇갈리는 보통의 아버지들이다. 그러면서도 시간과 여유를 핑계로 늘 가정과 동떨어져 있는 외로운가장들.
젊은 아버지들은 "엄한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말 한마디에 모든 것이 결정되던 어린시절과 천방지축으로 뛰놀며 아버지를 친구인양 여기는 요즘 어린이들 사이에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속마음을털어놓는다. 또 요즘 세태에 아버지는 어떤 역할을 해야하며 어떤 모습으로 자식들의 가슴에 새겨져야할 지 고민하고 있다.
92년 서울에서 출발한 좋은 아버지 모임은 아버지로서, 남편으로서 과연 몇점짜리인가를 동료 아버지들과 토론하는 단체다. 직장에서 생기는 문제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놓고 가정교육에서 느끼는어려움을 함께 이야기하며 푼다.
여러 아버지와 자녀들이 문화생활 프로그램을 만들고 함께 고적답사를 떠난다. 때론 아버지와 딸,아버지와 아들이 단둘 기차여행을 떠나며 30~40년 뒤에 다시 엄마, 아빠가 될 예비 어른들에게젊은 아버지의 숨겨둔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박성기대표(40·경동전문대교수)는 "과거의 전통과 급변하는 현실 앞에서 가치혼란으로 방황하는아버지들에게 소중한 길을 열어줄 것"이라며 "고민하는 아버지를 항상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全桂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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