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한 두가족 귀순 안기부발표

"3일 배 구입 일주일간 탈출 준비"

국가안전기획부는 지난 12일 선박을 이용, 서해상을 통해 귀순한 북한 과학원 평북 자재공급소외화벌이 지도원 안선국씨와 577군부대 외화벌이 지도원 김원형씨 두 가족 14명에 대한 중간 조사결과를 13일 오후 발표했다.

다음은 안기부 발표내용.

▲신원사항=안선국씨는 50년 9월 평북 철산에서 태어나 신의주 고등물리학교를 졸업했으며 북한군 무기수리장교(상위)로 제대한 뒤 수산부업기지 외화벌이 요원을 거쳐 국가과학원 평북도 자재공급소에서 외화벌이를 담당했다.

함께 탈출한 가족은 어머니 김몽선씨(68)와 아내 김화옥씨(41), 장녀 일심(14·고등중학생), 아들일천군(12·고등중학생), 차녀 일영양(9·인민학생) 등 5명.

또 40년 5월 평남 순안 출생인 김원형씨는 6년간의 군복무끝에 중사로 제대한후 신의주 경공업대학 통신과정을 졸업했다.

러시아에서 벌목공으로 일한 적이 있으며 577 군부대에서 외화벌이 지도원으로 활동했다.아내 김의준씨(54), 고등중학교 교원들인 장·차남 희근(29) 희영씨(26), 3남 희성씨(21·국방체육단 양궁선수), 딸 순희씨(23·진료소 조산원)와 며느리, 손자 등 7명을 데리고 탈출했다.국내에는 사촌형 일형씨(60)가 서울 영등포구에서 살고 있으며 미국에는 어머니 차순덕씨(82)와이모 차순기씨(75), 쌍둥이 남동생 인형씨(57·상점운영) 등이 뉴욕에 있다.

▲김씨가 재미가족과 이별, 상봉하게 된 경위=김씨는 6·25 당시 어머니 차순덕씨를 따라 쌍둥이동생 인형씨, 이모와 함께 서울에 거주하던 부친을 찾아 평양 대동군을 떠나 월남 도중 어머니를잃어버려 북한에 남게 됐다.

어머니를 비롯한 다른 가족들은 남한에 거주하다가 76년께 미국으로 이민갔다.그러던 김씨는 지난 90년께 미국에 거주하던 이모 부부가 평북 피현군에 살던 시집 가족을 상봉하기 위해 방북했을 때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게 됐다.

이어 91년께 어머니와 동생 인형씨가 북한을 방문, 상봉하게 됐다.

▲김씨가 중국에서 동생을 만난 경위=이번에 함께 귀순한 안씨는 김씨에게 "돈을 벌려면 배가 필요하다. 미국에 동생이 있다는데 만나면 돈을 지원받을 수 있는가. 중국에 나가면 만날 수 있는가"라고 물으며 동생과 만날 것을 권유했다.

이에 따라 김씨는 지난 3월12일 안씨가 주선한 배편으로 안씨와 함께 중국 단동에 나가 재미 동생 인형씨에게 전화를 걸어 3월말경 북경에서 동생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김씨는 동생에게 "남한으로 가고 싶으니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4월10일 김씨는 안씨와 함께 아들 2명을 데리고 중국으로 다시 나가 동생에게 전화를 걸어 4월말경 북경으로 온 동생에게서 탈출선박 구입자금 명목으로 미화 2만달러를 받았다.이 돈으로 김씨는 안씨와 평소 친분이 있는 조선족의 주선으로 탈출에 이용한 32t 목선인 중국요동호 3043호를 5천5백달러에 구입했다.

▲탈출 및 구조경위=5월3일 단동에서 선박을 구입한 뒤 이 선박으로 4명이 타고 신의주로 돌아가같은날 탈출 준비용으로 장마당에서 쌀 2백㎏과 옥수수 5백10㎏, 중국제 의류를 구입했으며 이튿날 북한해군 1669군부대에 선박등록 때 안씨와 김씨, 김씨의 두아들 희근씨와 희영씨 등 4명이구비서류를 확보했다.

구비서류는 운항증명서와 출항명령서(4명 5.7~5.30), 선원증(2명), 바다출입증(4명)이었다.5월9일 안씨가 신의주에서 배를 몰고 김씨의 두 아들과 함께 승선해 안씨의 고향인 철산으로 이동, 정박했다.

철산부두에는 아는 사람이 많았고 경비가 허술했다.

연안을 따라 남하하다가 조그만 섬에서 낮에는 기다리다가 오후8시께 야음을 이용해 산동반도쪽으로 항해를 개시했다.

5월10일 저녁 김씨는 도 안전국 화학대 트럭운전사에게 3천원을 뇌물로 주고 미리 준비한 짐과함께 두가족 모두를 트럭에 태워 철산으로 이동, 안씨 일행과 만났다.

5월11일 오전 1시께 승선 출발직전에 물이 빠져 밀물을 기다리다가 같은날 오전 11시께 해군등록번호를 이용해 출항했다.

5월12일 오전 5시께 산동반도 공해상에서 남쪽으로 항해하다가 낮 12시30분께 인천쪽으로 항로를바꿔 오후 2시 섬을 발견하고 백령도로 오인, 접근했다가 남포부근의 초도임을 확인하고 다시 남하했다.

같은날 오후 4시께 백령도 근해에서 선박이 침수되기 시작한 한국 해군의 초계함 부천함이 접근하자 구조를 요청했다.

처음에 우리 해군은 중국어선으로 알고 단속하려 하자 안씨 등은 북한선박으로 잘못알고 도피했다.

오후 4시30분께 부천함이 다시 접근하자 손을 흔들며 북조선에서 왔다고 구조를 요청, 13일 오전3시30분께 팔미도에 도착, 해경 경비정에 옮겨져 오전 3시35분 인천항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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