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모부투 세세 자이르 대통령 항복

"대통령 권한 포기…32년 독재 마감"

[킨샤사] 모부투 세세 세코 자이르 대통령(66)이 16일 수도 킨샤사를 압박하고 있는 반군의 최후통첩에 밀려 대통령 권한 행사를 포기하고 수도를 떠남으로써 지난 32년간 계속돼온 아프리카 최장수 통치자의 독재가 사실상 막을 내렸다.

자이르 정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헌정질서 유지와 협상을 통한 자이르 사태의 해결에 방해가 되지 않기 위해 모부투 대통령이 국정 개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킨 키에이 물룸바 자이르 공보장관은 모부투가 국정 개입을 중단하되 대통령직은 그대로 유지할것이라고 밝히면서 수도 방어와 질서 유지 및 반군과 협상 등에 대한 모든 권한이 내각에 이양됐다고 말했다.

반군측은 그러나 모부투의 대통령 권한 이양선언이 미흡해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킨샤사에 공략을 계속할 것이라고 선언하고 수도에서 벌어질 유혈극의 책임은 '무책임한'현정부가 지게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군의 '외무장관'격인 비지마 카라하는 정부군에 대해 무조건 투항토록 촉구하고 반군 지도자로랑 카빌라가 17일중(이하 현지시간) 대국민 성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익명을 요구한 미 관리들은 카빌라 휘하의 반군이 킨샤사 외곽 30~50㎞까지 진격했으며 16일밤께일부 병력이 킨샤사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군측으로부터 19일 이전에 물러나라는 최후통첩을 받아온 모부투는 이날 국정개입중단 성명이발표되기 전 자이르 북부에 위치한 자신의 고향인 그바돌리테로 비밀리에 떠났으며 소식통들은그가 제 3국으로 망명하기 위해 반군의 포위망이 조여지고 있는 킨샤사를 탈출한 것으로 분석했다.

모로코의 한 외교 소식통은 모부투가 이날 밤안에 모로코의 수도 라바트에 도착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히고 그가 모로코에 계속 체류할 것인지 아니면 또다른 나라로 향할지는 확실하지 않다고말했다.

이와 관련, 프랑스 TF1 방송은 모부투가 모로코를 경유해 자신의 빌라가 있는 프랑스로 오게 될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모부투의 대권포기 선언이 발표된 뒤 자이르의 '진정한 민주주의' 정착을 촉구하고 이를지원하기 위한 다각적인 검토에 들어갔으나 카빌라측으로부터 민주선거 실시 등에 대한 약속은받아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무장관은 모부투의 대권 포기로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고 환영하고 "자이르는 내전에서 벗어나 평화와 안정, 민주선거를 향해 나아갈 필요가 있다"고말했다.

마이크 매커리 백악관 대변인은 카빌라와 접촉 중이나 민주주의에 대한 "그의 의도가 명확치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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