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의료 정책들을 살펴보면, 현장의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의료 체계의 혼란과 생명을 다루는 필수(必須)의료 붕괴의 위기에서 정부가 내놓는 대책들이 현실과 동떨어졌고,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병실의 '남녀 구분 의무' 폐지 논란이다. 복지부는 병상(病牀)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며 남녀 혼합 병실을 허용하는 방안을 입법예고했다가, 거센 반발에 부딪혀 철회했다. 환자들이 느낄 사생활 침해와 심리적 불안, 성범죄 우려에 대한 고려가 없었던 것이다. 병원 경영의 효율성만 보고 환자의 기본권을 놓친 전형적인 탁상행정(卓上行政)이었다.
공중보건의사 부족 대책도 마찬가지다. 개원의(開院醫)의 보건소 파트타임 진료를 허용했는데, 현장에선 실효성 없는 '땜질식 처방'이란 비판이 나온다. 공보의 지원자가 급감한 이유는 명확하다. 현역병보다 두 배 긴 복무 기간, 열악한 처우, 과도한 업무 때문이다. 그런데 정부는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 않고, 개원의들이 틈틈이 보건소 진료를 맡도록 하는 얄팍한 대책을 내놓았다. '분만 뺑뺑이' 대책도 다르지 않다. 뺑뺑이 사태의 본질은 산부인과 전문의(專門醫)와 중환자실 병상 부족인데, 이를 타개할 처방은 없었다.
정책은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중·단기 방안을 함께 제시해야 한다. 그러나 복지부가 내놓은 최근의 정책들은 임시방편(臨時方便)에 치우쳤다. 이는 근본 원인의 해법보다 관리 가능한 수단에만 집중한 결과다. '보여 주기식 정책'은 정부의 신뢰만 떨어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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