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체 게바라가 본 카빌라

"전투보다 술집가길 더 좋아해"

남미의 신화적인 게릴라지도자 에르네스토 체 게바라의 사망 30주년을 맞아 발간된 전기 '체 게바라:혁명적 생애'에 자이르 반군지도자 로랑 카빌라가 상당히 길게 소개돼 흥미를 끈다.공교롭게도 카빌라의 킨샤사 진격과 때를 같이 해 발간된 이 책에 따르면 게바라가 60년대 아프리카에서 만난 카빌라는 진지한 혁명가는 아니었다.

게바라는 탄자니아의 다르에스살람에서 카빌라를 처음 만났을때 그를 주적이 북아메리카 제국주의란 점을 완전히 이해하는 사람으로 여겼었다. 그러나 나중에 알고보니 카빌라는 메르체데스 승용차로 드라이브 하는 것과 전투보다 술집에 가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아프리카가 독립후 혼란기를 맞고 있는 동안 벨기에령 콩고를 방문했던 게바라는 다양한 견해와경향을 가진 아프리카 투사들중 카빌라가 벨기에령 콩고의 정세를 명확하고 구체적이며 확실히파악하고 있다는 판단에서 그에게 쿠바게릴라 교관들을 제공하겠다고 제의했고 카빌라도 이를 쾌히 수락했으나 게바라는 오래지 않아 카빌라가 장기간 전투지구를 이탈, 탕가니카 호반 유원지에서 지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됐다.

게바라는 카빌라의 반군을 가리켜 농민들에게 잔혹행위를 일삼는 '기생충 군대'로 표현했고 '화기가 무엇이라는 최소한의 지식도 갖고 있지 못했던 그들은 총을 갖고 장난을 치거나 부주의하게다루다가 자신들을 향해 총을 쏘기도 했다'고 적었다.

그러한 군대로 전쟁에 이긴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생각한 게바라는 '범아프리카 혁명의 꿈'을이루지 못한채 탄자니아로 떠났다. 쿠바게릴라들이 벨기에령 콩고를 떠난지 3일만인 1965년 11월25일 모부투 세세 세코대통령 군대가 권력을 잡았고 모부투는 2년후 나라이름을 자이르로 바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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