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나의 작업 테마-마임이스트 조성진씨

마임이스트 조성진씨(40).

그는 몸짓으로 연극을 하고 시를 쓴다. 현대사회를 풍자하고 현대인의 모습을 해학넘치는 몸짓으로 그려내는 광대다.

그의 주된 몸짓언어는 환경과 자연. 지난 10여년 동안 80여편을 공연했다. 이 가운데 창작공연만도 30여편이 넘는다. 지난 91년 봄 대백예술극장에서 '천사들 다시 돌아오다'는 주제로 마임리사이틀을 열어 다소 생소한 마임을 대구팬들에게 본격 소개했다.

'나의 꿈' '나비사냥' '소크라테스의 죽음'. 강변에서 평화롭게 살던 은빛천사들이 오염으로 강을떠났다가 다시 돌아와 심판한다는 내용의 환경마임이다.

지난 2월에는 농민과 동물의 교감을 다룬 '못된 소'를 공연한데 이어 28일부터 춘천에서 열리는세계마임축제에 그는 고성오광대의 춤사위를 활용한 '도깨비 이야기'를 가지고 공연에 참가한다.도깨비와 인간과의 교감을 통해 선조들의 애니미즘적 사고와 동학농민혁명을 결합시켰다. 지난 2월 일본에서도 공연한 바 있는 이 작품은 현지에서 "한국인의 마음을 가장 잘 표현했다"는 평을받았다.

조씨는 "마임자체가 운동성과 목표성을 지니고 있다"며 "우리 몸 자체가 환경의 일부인데 몸에대한 관심없이는 환경에 대한 사랑과 이해가 있을 수 없다"고 말한다. 그래서 마임은 '교감의 예술'이라는 것.

'현대인에게는 생산수단으로서의 몸만 있지 표현수단으로서 또 자연과 같은 생명수단으로서의 몸은 없다'는 것이 그가 인간이 환경과 교감하고 생태계의 영성회복을 담은 주제의 공연을 하는이유다.

마임은 화려하지 않고 말없는 공연이어서 기대를 않지만 일단 그의 공연을 보게 되면 반하게 된다. 특히 거리에서의 공연은 깊은 맛을 느끼게 해 준다.

현재 한국마임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군 복무중 후배의 요청으로 '누가 예술을'이라는 작품을 공연한 이래 문화운동의 일환으로 마임을 시작했다.

가르쳐 줄 사람도 지지해주는 사람도 없는 현실에서 마임의 거장 마르셀 마르소의 작품을 모조리외워 무대에 올리고 혼자서 연기 연출공부를 했다.

10여년 동안 창의적이고 끼있는 노력으로 지금은 우리 나라에서 가장 주목받는 연기자로 성장했다. 지난 90년 대구에 정착한 그는 대구의 유일한 마임이스트로 고독하기도 하지만 팬들이 원하면 언제 어디서고 공연하는 프로다.

그는 서양의 마임을 답습하는데 지나지 않는 척박한 풍토에서 우리의 몸짓언어를 찾아내는 한국적 마임, 즉 현대와 전통을 접목시켜 우리 고유의 몸짓언어와 표현장르의 틀을 구축하는 데 고심하고 있다. 또 마임의 대중화를 위해 대구 YMCA, 극단 등에서 강좌를 열고있다.'힘없고 소외된 장르' 마임을 알리기 위해 진력하고 있는 조성진씨. 그는 매주 거리에서 관객들과만날 구상을 하고 있다. 마임은 인간과 생활, 자연과의 교감예술이기 때문에. 〈李春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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