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국민회의와 자민련간의 총재회동 및 합동의총은 당초 예상과는 달리 김빠진 자리가 됐다.대선자금 공개 등을 놓고 대여공세를 가속화해 온 양당은 이날 공조를 다짐함으로써 전면적인 대여투쟁을 결의할 계획이었으나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오는 30일 대국민담화문 형식으로 입장을발표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진것이다.
그러나 양당의 공세수위가 낮아진 것은 아니다. 다만 김대통령의 발표내용을 지켜 본뒤 공세수위를 조절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동시에 담화내용이 국민적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대여투쟁에 앞서 명분을 축적하겠다는 계산도 자리해 있다.
김대중(金大中), 김종필(金鍾泌)총재는 이날 양당 합동의총에 앞서 오찬회동을 갖고 "김대통령이야권공세에 김빼기를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사실 담화발표 소식이 전해지기 전까지만 해도양당 총재는 전날 반독재투쟁8인공동위 합의사항의 추인, 즉 김대통령이 국회에 출석해 대선자금내역을 밝히고 국민에게 사과하라는 등의 강경입장이었다. 물론 이같은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김대통령은 국민적 퇴진압력에 내몰릴 것이고 그때는 야당도 국민의 뜻에 따라야 하지 않겠느냐는식의 으름장도 준비돼 있었다.
때문에 이들 총재는 이날"30일의 대국민담화가 김대통령에겐 대선자금에 관한 국민적 의혹을 해소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지적했다. 즉 담화내용이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기 어려울 경우전면적인 대여투쟁에 돌입하겠다는'최후통첩'인 셈이다. 총재회동에 이은 합동의총은 당초 예상됐던 강경기조에 비해 한풀 꺽인 분위기였으나 대여 공세수위를 거듭 확인했다. 발표문이 국민적요구에 미치지 못할 경우 하야요구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고 결의한 것이다.
의총은 우선 담화문발표 소식에 대해"다시 한번 국민과 야당의 압력이 성공을 거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 걸음 더 나가 담화문의 내용까지 구체적으로 주문하고 나섰다. 대선자금총액과 노태우전대통령 및 한보로부터 받은 대선자금 내역을 국민이 납득할 수있는 수준으로 밝히고 사과해야 한다는것이다.
경고적인 성격이 다분하다. 자민련 이양희의원 등 일부 소장파 의원들이 강력한 퇴진투쟁을 벌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데서도 엿볼 수있다.
양당은 이번 대여투쟁을 통해 연말대선을 앞둔 정국주도권도 장악하겠다는 심산이다. 게다가 대선자금 공개를 둘러싸고 여권이 방침을 번복하는 등의 실책을 거듭하자 더욱 고무됐다. 때문에양당공조, 궁극적으론 DJP연합에 대한 기대치도 높아졌다. 6월 임시 국회소집을 통해 선거공영제도입 등 정치관계법 개정을 추진하려는 것이나 김대중총재가 이날 김대통령의 탈당과 거국내각구성을 거듭 촉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徐奉大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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