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1-망국과외, 지속적 수술을

검찰이 서울의 유명학원을 중심으로 일제수사한 불법과외의 실태와 이와 관련된 탈세등 각종 범법, 탈법행태를 보고 이대로 가다간 정말 나라가 망하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피부에 와 닿는다.우선 전국의 성적상위권 재수생들이 기를 쓰고 들어가려고 하는 서울의 유명학원들이 법정 수강료를 올려받거나 인원을 줄이는 수법으로 3백억원대의 탈세를 했다는 사실은 경악을 금치 못할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온나라가 경제난으로 기업의 도산이 속출하고 물가고에 서민들 생계는 점차 어려워지는 국난(國難)을 당하고 있는 판국에 학원은 치외법권지대처럼 돈을 주체하지 못했다니 기가 차 말이 나오지 않는다. 이쯤되면 학원이 아니라 두드리는대로 도깨비 방망이로 변질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또 전국에 줄잡아 1만여개소나 된다는 보습학원이란 곳은 과목당 기백만원을 받고 지금껏 당국의단속사각지대에서 학생들을 볼모로 학부모들의 생계비까지 끌어 모은 악덕 중소기업행세를 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끝나는게 아니다. 이들 학원을 중심으로 소위 족집게과외교사들은 수억원의 연봉조건으로 수천만원을 받고 이 학원 저학원으로 전전하면서 치부해왔다니 이 상황을 도대체 필설로 설명할 도리가 없다. 전국 중·고교에서 매달 치르는 특정학원의 모의고사 문제지를둘러싸고 교사들이 학원들로부터 문제지가격의 15~20%%씩 리베이트를 받고있다는 대목에선 정말이대로 가다간 나라앞날이 걱정스럽게 느껴진다. 이들의 사복을 채워주고 호화생활을 하는 뒷면엔 이 과외비를 대려고 중산층부인이 백화점점원으로 나가야 했고 현직검사가 봉급으로 도저히충당할길이 없어 부득이 변호사개업을 했다는 얘기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어처구니없는 현실이었다. 심지어 자녀과외비를 감당못해 이민을 갔다는 재벌회사의 중견간부가 있는가 하면 일부 회사원·공무원부인들은 참다못해 매춘까지 서슴지 않았다니 과연 무엇이 먼저이고 무엇이 뒤편인지 과외앞에선 가치관마저 혼동을 일으키게 하고있다. 이러고도 지금까지 나라가, 사회질서가바로 설수 있었을까 강한 의구심이 생긴다.

공무원등을 상대로 한 재산범죄의 그 원인을 추적해보면 그 정점(頂點)엔 자녀과외비를 감당못해서라는 결론에 이른다는 수사일화는 더이상 망국과외를 방치하면 국가기강마저 흔들리겠다는 불안감마저 드는게 솔직한 심정이다. 교육개혁위원회가 장·단기 계획으로 내놓은 공교육으로의 흡수, TV위성과외등등의 처방이 지금 당장 곪아 들어가고 있는 과외병리현상을 치유하기엔 거리가너무 멀다.

검찰·경찰·감사원등 모든 사정당국이 총동원체제로 범죄의 온상이나 다름없는 '불법과외의 근원'에 대해 대대적이고 지속적인 메스를 기해야할 심각한 상황임을 직시해야 한다. 지금은 탁상공론 할 때가 아니라 환부를 당장 도려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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