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대학 총학생회 한총련 출범식 후유증

한총련 출범식 후유증으로 대구 각 대학 총학생회가 흔들리고 있다. 한총련 출범식을 주도했던민족해방(NL) 계열은 상해치사 사건의 직접적인 책임때문에, 비주류계열은 이들대로 한총련 소속학생회라는 소속감을 의식, 진퇴양난에 빠져 있다는 것.

한총련 주류 계열에 속한 일부 총학생회는 검찰의 대규모 검거열풍을 피해 사실상 '개점휴업'해 둔 상태다. 대경총련 의장직을 맡고 있는 영남대 총학생회는 9일 오후 학생회에 '스산한 바람'이 불 정도로 조용한 상태.

이와 대조적으로 민중민주(PD)계열 단과대학 학생회들은 대자보를 통해 한총련 총노선에 대한비판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대자보는 한총련의 비민주적 노선이 이번 사건의 근본 원인이었다는 내용과 사태의 본질을 감추지 말고 국민 앞에 진지하게 사죄해야 한다는 두가지로 요약된다. 한총련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하지만 '마녀사냥식'으로 여론재판을 받아서는 안된다는 민족해방 계열의 주장도 있다.21세기 진보학생연합에 소속된 지역대학의 한 총학생회장은 "한총련의 역사성이 인정돼야겠지만자기반성에 인색한 조직의 경직성은 이번 기회에 반드시 깨야 한다"며 "학생운동 개혁을 위한공개 대책기구가 만들어지고 비폭력 시위문화 정착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민중정치학생연합도 지난해 연대사태 이후 흐트러진 한총련 지도부가 내부정비를 위해 극악한 투쟁방식을 선택했다며 관련 총학생회 사퇴를 통해 학생운동정비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학생들은 한총련 주류의 근거없는 북한 '짝사랑'이 남북한 보수세력의 정치입지를 강화해 줬다고 보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에서도 학생운동 내부에는 시민을 설득하고 학생들에게 신뢰를 받을만한 대안이 없다는 게 중론.

영남대 정치행정대학 이현석회장(24)은 "이견(異見)이 곧 배반이라는 폐쇄성뿐 아니라 아직까지학생운동이 사회변화의 동력이라고 믿는 것도 문제"라며 "생활공간에서 학생운동의 의미를 되찾지 않고서는 설 자리를 완전히 잃을 것"이라고 말했다.

〈全桂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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