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막히는 혈투였고 보기드문 명승부였다. 삼성으로서는 다 잡았던 경기를 내주려는 찰나, 마지막뚝심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승리와 다름없는 값진 무승부였다. 이날 양팀은 홈런 11개, 안타32개를 뿜어내며 5명씩의 투수를 동원해 사생결단내듯 총력전을 펼쳤다.
초반은 삼성의 페이스. 최근 홈런포에 불을 붙인 양준혁이 1회 3점짜리 홈런을 뽑아내며 기세를올린뒤 김한수의 솔로 홈런과 에러를 묶어 2점을 추가해 조계현을 강판시키며 승부는 일찌감치결정난 듯 보였다.
그러나 이후 홈런포를 앞세운 일진일퇴의 공방이 불꽃튀게 펼쳐질 줄이야. 전병호의 난조로 2회초 3점을 내주며 쫓기기 시작한 삼성은 3회초 장정순이 연타석 홈런을 얻어맞아 2점을 내주며 6대5로 간발의 리드.
3회말 신동주의 만루홈런으로 승부는 결정나는가 싶었으나 해태는 5회 이종범의 3점 홈런과 이호성의 솔로 홈런으로 10대9로 대추격에 성공했다.
6회 정경배의 행운의 안타로 1점을 뽑아 승기를 잡는가 했으나 끈질긴 해태는 8회 1점을 낸뒤 9회 해결사 이종범의 솔로 홈런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김태한을 강판시킨 해태는 연장 10회에 들어가 2사2, 3루에서 김종국이 싹쓸이 좌전 적시타를 때려 삼성 벤치의 얼굴색을 바꿔 버렸다.
마지막 10회말 삼성 공격. 선두타자 최익성이 특급 마무리 임창용에게 시즌 첫 홈런을 뽑아내며분위기를 달군뒤 마치 이종범에게 질정해주 수 없다는 듯 삼성의 대들보 양준혁이 빨랫줄같은 우월 솔로 홈런을 쏘아올리며 대구구장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천당과 지옥을 오락가락하던삼성이 지옥의 문턱에서 걸어나오는 순간이었다.
〈허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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