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발협 반이 목소리 노골화

신한국당 경선국면의 중요한 키 포인트는 이회창(李會昌)대세론과 당내 최대 세력화된 정치발전협의회(정발협) 중심의 반이 연대의 모색이다. 그 중에서도 정발협의 성패는 경선의 결과를 가늠하는 첫 번째 잣대다.

정치권에서도 이 주장에 대해 부인하지 않는다. 정발협이 출범하지 않았으면 이미 싸움은 이대표의 완승으로 결론이 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반대로 정발협이 나섰기 때문에 이만큼이라도판을 이대표 대 정발협+반이진영의 양자 대결구도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또 이대표에 맞서는 다수의 예비주자들이 모두 민심과 당심에서 다소간의 차이는 있으나 전체적으로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비등한 세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 또한 정발협의 역할을 증대시키는 요인이다. 반이 진영의 주자들도 이같은 정발협의 파워를 부인하지 않는다. 그리고 정발협의 협조와 지원을 끌어내기 위해 구애작전을 펼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발협의 반이 기치는 드높아지고 있다. 특정후보 지지가 아니라지만 '이회창은 아니다'라는 선언과 다름없다. 경선의 초반 판세를 결정지을 이번 주부터는 대이(對李)공세 수위도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우선 정발협은 이대표의 불공정경선 사례를 일일이 적시하며 좌시하지 않겠다고 한 지난 주말의말을 실천으로 옮길 방침이다. 대의원들에게 편지를 발송하고 당 선관위에 이를 통보, 시정을 촉구하고 그래도 안 될 경우 대표 불인정과 당무 불참 등의 초강수를 연이어 둔다는 계획이다. 반이진영의 중심으로 분명하게 자리매김하겠다는 것이 첫 번째 의도다.

그리고 최근 부쩍 늘고 있는 이대표 측의 정발협 멤버 빼내가기에 대한 경고성의 성격도 짙다.민주계인 황낙주(黃珞周)전국회의장과 이우재의원 등 이대표 쪽 사람들은 조만간 이대표 지지선언을 할 것이라고 한다. 이런 경향을 막지 않고서는 정발협의 파괴력은 급격하게 축소될 수 밖에없다. 23일 집행위에서도 이들에 대한 제명이야기가 많았다. 정발협에 대한 도발이라고 규정지었다. 특정주자 그것도 정발협이 가장 싫어하는 이대표 지지를 선언했다는 점에서 한 지붕 아래 둘수 없다는 '매파'적 의견이 압도했다고 한다. 더 이상의 이탈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경고이기도 하다.

이러는 한편 정발협은 이번 주부터 실무대리자회의(안상수, 이신범, 이사철)를 가동하는 3인 연대(박찬종고문과 김덕룡.이한동의원), 그리고 전열을 재정비, 새출발을 다짐하는 이수성(李壽成)고문진영을 향해 반이 연대 조기형성을 압박할 방침이다. 이들 4인이 한데 묶어지고 당내 최대세력정발협이 가세할 경우 이대표의 세를 충분히 꺾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각 진영은 부인하지만 정치권 내부에서는 어느 누구도 정발협의 반이진영에대한 수렴청정을 일축하지는 못하고 있다. 정발협 내부에서 권력분산의 구체적인 구상이 흘러나오고 있는 것도 이같은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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