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선예비주자 대구·경북나들이

박정희(朴正熙)전대통령이 대선정국에서 되살아났다.

대선예비주자들은 요즘 모임이 있을 때마다 쉴새없이 박전대통령을 치켜세우고 찬양론을 장광하게 펼치는 모습이다. 자신들을 박전대통령의 이미지와 결부시키려는 선거전략의 일환인 셈이다.특히 이들이 대구경북을 방문할 때면 박대통령론이 단골메뉴로 등장하는 현실을 심심찮게 보게된다.

대선주자들의 박대통령찬양론을 찬찬히 살펴보면 이들의 성향, 선거기법까지 들여다볼 수 있어흥미롭다.

'박대통령 열풍'의 원조는 이인제(李仁濟)경기지사. 박대통령과 닮은 듯한 외모로 대중들을 심리적으로 유인하는데 성공한 케이스다. 머리모양도 박대통령처럼 뒤로 완전히 넘기고 체형까지 비슷하다는 사실을 서슴없이 내세운다.

그는 1일 대구방문시 "박대통령과 키(1백63㎝)는 1㎜도 안틀리지만 내가 더 미남"이라는 농반진반성 얘기를 한후 "나의 꿈이 군인이었고 박전대통령이 군출신이어서 그런 면에서 정서적으로 비슷하다"고 했다. 박지만(朴志晩)씨를 사저로 불러 식사를 같이 한 얘기도 털어놓았다. '신체발부수지박통(박대통령)'이란 얘기가 나올 법하다.

3공시절 2인자로 군림했던 김종필(金鍾泌)총재도 자신을 박전대통령과 일체화하려는 노력이 역력하다. "박대통령과 함께 조국근대화를 함께 일으킨 사람의 한명으로 국민들이 그를 잊지 못하는것에 고마움을 느낍니다" 올해들어 기자간담회나 모임이 있을 때면 언제나 등장하는 JP의 단골메뉴다. 지난달 19일 자민련대구시지부 정기대회에는 박전대통령사진을 담은 멀티비전이 등장했고'잘살아보세'라는 노래까지 등장했다.

이수성(李壽成)신한국당고문은 자신을 '21세기 박정희'로 지칭하며 박정희향수를 끊임없이 자극하는 유형이다. 지난달말 대구경북순방중 구미 상모동 박정희생가를 참배하며 지역민을 의식, '민주박정희'라는 신조어까지 사용했다. "21세기의 박정희만이 우리 시대의 절박한 과제를 해결할수 있고 '민주적인 경영능력'을 갖춘 사람이 나타나야 한다"고 했다.

박찬종(朴燦鍾)고문은 박대통령의 '경제치적'만 빼내 활용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그는 지난1일 대구방문중 "박대통령은 주요국가사업 진척도를 집무실에 걸어놓고 매일 챙기고 사흘이 멀다하고 현장에 갔다. 내가 대통령이 되면 '열정적 현장주의' '즉결주의'를 실행하겠다"며 "박대통령의 리더십을 공부하겠다"는 얘기도 빠뜨리지 않았다.

이회창(李會昌)고문은 박전대통령에 대해 '비판적 지지'입장을 보이는 듯하다. 이고문은 3일 대구방문중 "근대화를 이뤄낸 대통령"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민주화를 도외시해 정치후퇴를 한 것도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朴炳宣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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