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심(金心) 과연 없나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은 과연 엄정중립인가.

주말인 지난 5일밤 정치발전협의회(정발협) 핵심인사들이 회동, 난상토론끝에 이수성(李壽成)고문을 지지키로 가닥을 잡은 것을 둘러싸고 신한국당 경선후보 진영에서는 김대통령의 의중, 이른바'김심(金心)'시비가 한창이다.

지금까지 김대통령은 당내 경선과 관련해 참모들을 통해 누차 중립입장만 강조했을 뿐 한번도 속내를 비친 적이 없다.

김용태비서실장은 5일오전 수석비서관회의후 '나는 누구 편도 들지 않는다'는 김대통령의 언급을전하면서"김대통령과 정발협의 움직임은 아무런 연관이 없고, 앞으로도 김대통령이 공정경선에영향을 주는 태도는 결코 취하지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강인섭정무수석도 "김대통령이 특정주자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중립의지는 변함이 없다"면서 '김심'의 존재 자체나 경선과정에서의 작용 가능성에 대한 억측을 일축해왔다.

다만 김광일정치특보는 사견임을 전제, "중립이라는 말이 꼭 필요한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김대통령이 특정주자에 대한 선호표시나 어떤 작용을 하지는 않겠지만 단순한 방관자 입장은 아닐 것이다"라면서 보다 적극적인 관리자이길 바라는 여론도 있음을 주지시켰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들의 이같이 한결같은 부인에도 불구하고, 정가에서는 지난 주말이후 정발협 핵심부의 움직임에 비추어 그 배경에 '김심'이 있는게 아니냐는 관측이 많다. 더구나 정발협의서청원(徐淸源)간사장이 4일낮 김대통령을 단독면담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면서 분분한 해석과함께 김대통령이표방하고 있는 중립의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서간사장과의 밀담내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김대통령이 자연스럽게자신의 심중을 내비쳤거나, 서간사장이 정발협 의견이라며 이수성고문 지지방침을 전달했을 개연성이 크다. 김대통령이 정발협의 향후 행동계획에 굳이 반대를 하지 않았으리라는 관측이 곧바로정발협 핵심인사들의 회동으로 입증된 때문이다.

어쨌든 청와대측은 김대통령의 중립의지를 비롯해 정발협 움직임이 김대통령의 의중과 무관함을계속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앞뒤 사정으로 비추어 볼때 '김심'에 대한 의구심은 더욱커지면서 각 후보진영간 큰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吳起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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