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리스트 정치인 3차공판에서 증인으로 나선 정태수총회장의 핵심 로비스트들은 14일 이 사건3차 공판에서 금품전달 사실과 대가성에 대해 대부분 검찰의 공소사실 그대로 증언, 정치인들을곤경에 빠뜨렸다.
김종국 전한보 재정본부장과 이용남 전한보철강사장은 이날 정총회장의 로비 지시를 받고 문정수부산시장등 관련 정치인 8명에게 청탁과 함께 돈을 건넸다는 사실을 표현상 차이는 있지만 거의가감없이 시인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두차례 공판에서 아예 돈받은 사실 자체를 부인하거나 돈은 받았지만 대가성은없었다며 일관되게 결백을 내세워온 정치인들이 치명타를 입게됐다.
김 전본부장은 "지난 95년 6월 중순 부산의 문시장 집을 방문, 정총회장의 심부름이라며 2억원이든 사과상자를 전달했다"는 검찰 공소사실을 액면 그대로 확인, 금품수수 사실 자체를 완강히 부인해온 문시장의 진술을 정면 반박했다.
김 전본부장은 문시장측 변호인이 "심하게 따져 묻더라도 참아달라"며 숨돌릴틈없이 몰아붙이는신문공세에도 별반 동요하는 기색없이 당시 여지리 한보철강 부산제강소장과 함께 자택에 찾아가돈을 건넨 상황을 구체적으로 진술, 문시장측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당시 시장 당선이 유력했던 문후보에게 부산공장과 관련, "앞으로 잘 부탁한다"는 취지의 포괄적인 선처를 바라고 2억원을 줬다는 대가성을 순순히 시인한 셈이다.
두번째 증인인 이 전사장도 최두환 전의원등 다른 정치인들에게도 '한보를 잘봐달라'는 취지로돈을 건넨 사실을 대부분 시인했다.
이 전사장은 정총회장으로 부터 "아파트 기공식에서 알게 된 최 전의원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한보관련 자료제출을 요구하고 있으니 이를 무마하라"는 지시를 받고 한보철강 당진제철소 설립 계획안까지 들고가 사업 브리핑까지 한 뒤 "문제없는 돈이니 받아도 괜찮다"며 3천만원을 건넸다고증언했다.
최 전의원측 변호인은 당시 돈을 받고 써줬다는 정치후원금 영수증까지 증거로 제시하며 이에 맞섰으나 이 전사장은 국감을 앞두고 찾아갔으니 "이심전심으로 다 통한 것"이라며 포괄적 청탁이실재했음을 분명히 했다.
김상현의원과 관련, 다시 증인으로 나선 이 전사장은 정보근회장의 지시로 김의원의 국감 자료제출 요구를 무마했다고 진술했으나 국감이라는 직접적인 표현여부를 둘러싸고는 검찰과 변호인 양측을 오락가락하는 럭비공 증언으로 일관했다.
이 전사장은 지난해 9월 국감을 앞두고 김의원에게 돈을 전달한 호텔에서 "김의원과의 대화에서국정감사 얘기가 오간 것은 아니었다"고 말해 한때 검찰측을 당황하게 만들었다.반격에 나선 검찰측이 "대질신문 당시 김의원이 정치생명이 걸린 문제라며 김의원 자신이 먼저국감관련 발언을 한 사실을 조서에서 삭제해 달라고 요구해 이를 정정해주지 않았느냐"고 강도높게 추궁하자 "삭제한 게 사실"이라고 말해 검찰측의 손을 들어 줬다.
따라서 김의원 공판은 앞으로도 당분간 검·변 양측간 대가성 여부를 둘러싼 줄다리기가 계속될것으로 보인다.
한보그룹 핵심 로비 리스트들의 증언을 계기로 한보리스트 정치인 공판은 일단 중대고비를 넘겨막바지로 치달을 전망이다.
다음 공판부터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증언해 줄 수행원, 운전기사, 한보그룹실무자, 은행직원등이 줄줄이 증언대에 설 예정이지만 첨예하게 유·무죄를 다투는 검·변간의 공방은 한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