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아 부도유예 지역업체 반응

"지역경제 큰악재.. 사태파악 분주"

○…기아그룹이 부도방지협약대상기업으로 지정됨에 따라 대구시와 대구상의등은 지역 자동차 부품업체들에 미치는 영향 파악에 돌입했다.

이종술 대구시 기술진흥과장은 "기아그룹이 부도방지협약대상기업으로 지정된 것은 계열업체들때문이지 기아자동차 자체는 큰 문제가 없어 납품업체들이 겪는 피해는 크지 않다. 또 대구시 부품업체중 기아자동차 납품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해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업체들에미치는 심리적 파장이 클 것이기 때문에 시차원에서 사태파악을 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대구상의도 15일오후부터 회원업체들중 기아자동차 납품업체들에 일일이 전화를 걸어 현재 동향과 예상되는 영향등을 파악하며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지역 기업들은 기아 사태가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 경제에 커다란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한 건설업체 임원은 "문민정부 출범이후 30대 재벌가운데 우성 한보 삼미 대농 진로등 5개 그룹이 부도를 냈거나 경영위기에 봉착한데 이어 재계서열 8위인 기아그룹까지 흔들리는 것에 대해지역업체들은 심각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걱정스런 반응을 보였다.

기업들은 금융권이 대출규제를 더욱 강화하거나 자금 조기회수에 돌입하는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중앙정부나 지자체 금융기관이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역의 기아자동차 직원들은 기아그룹에 부도방지협약이 적용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서울본사로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등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기아는 올들어 대우자동차의 부상으로 시장점유율이 10%%대로 떨어지자 자동차판매전문회사인기아자판을 설립한데 이어 다음달부터 3개 신차종을 잇따라 선보일 계획을 세우는 등 의욕적인자구노력을 펼쳐왔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엔 기아자동차 전사 차원에서 노사화합대회를 잇따라 개최, 시장점유율 회복을 위한 '대화합과 대반격'을 개시한다는 슬로건으로 직원들을 고무시켜왔다.

기아자동차 동대구지역본부의 한 직원은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라며 '업종전문화 및 주식분산모범업체로 한국자본주의의 모델기업이라해도 과언이 아닐 기아가 어쩌다 이런 시련을 맞게 됐는지 모르겠다'며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지역의 자동차부품업체들은 기아그룹의 부도방지협약 대상업체 선정에 대해 '올것이 왔다'는분위기.

최근 자동차시장이 전례없는 불황을 겪으면서 부품협력업체들도 발주물량이 지난해 같은 시기에비해 감소하는 등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또 출혈경쟁을 벌이고있는 완성차메이커들이 각업체에 자사 자동차의 판매를 사실상 강제하는 등 비정상적인 행태가 되풀이되면서 부품업계 내부에서는 자동차업계의 지반을 바꿀 '큰일'이 생길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었다는 것.지역 부품업체의 한 관계자는 "자동차업계 내부의 모순이 기아그룹을 통해 터져나온 것"이라며 "이번 협약이 자동차산업 구조조정의 서막이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일부 부품업체들은 자동차전문기업인 기아자동차가 이런 사태를 겪게된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시하면서 '동업자의식'을 내비치기도 했다.

지역 금융권도 기아그룹에 대해 회사채 지급보증과 어음할인 등 상당규모의 여신 거래가 있는것으로 나타나 부도방지협약 체결 이후 기아 그룹의 정상화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대동은행과 대구은행은 기아그룹의 계열사인 아시아자동차에 각각 4백억원과 3백억원 규모의 회사채 지급보증을 해주고있다.

회사채 지급보증은 부실여신이 아니기 때문에 이자 손실 등 당장의 피해는 없지만 기아그룹 도산등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경우 두 은행이 대위 변제의 의무를 져야 할 형편이다.두 은행은 그러나 기아그룹이 부도처리된 것이 아닌데다 설사 도산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연출되더라도 인수자가 나타날 것이라며 두 은행으로서는 회사채 지급보증에 따른 큰 피해가 없을 것으로 보고있다.

제2금융권인 대구종금의 경우 기아자동차 등 기아그룹 계열사에 총 3백50억원 규모의 여신(어음할인 및 보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남종금과 경일종금의 기아그룹에 대한 여신 규모도 각각 1백50억원과 50억원에 이른다.

이들 지역 제2금융권에서는 기아그룹에 대한 여신이 받을 어음을 담보로 한 대출 등이기 때문에만약 부도가 나더라도 원금 상환에는 별 문제가 없다고 밝히고있다.

그러나 부도방지협약 체결로 기아그룹 계열사에 대한 어음결제가 당분간 중지됨에 따라 해당 어음을 융통할 수 없는데 따른 자금회전 압박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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