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계의 선물시장-싱가포르 국제금융거래소

아시아권에서는 싱가포르가 최초로 금융선물거래소를 설립하는 영예를 차지했다.홍콩의 금은거래소가 아시아무대를 장악하고 있는데 자극받은 싱가포르는 78년 이를 능가하는 아시아 최대 금시장을 조성하기 위해 금선물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싱가포르 금거래소(GES)를 설립했다. 그러나 당시 자유무역지대로서 이미 세계 최대의 미달러화 역외시장 기능을 갖추고 있던국제적 금융도시인 싱가포르에 단순히 금시장을 조성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했던것. 80년대들어서자 싱가포르를 이보다 한단계 높은 주요금융센터로 발전시켜야한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83년12월 기존의 금거래소를 재정비하고 세계최대규모인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일반규정을 본따 새로 거래소규정을 제정, 84년 9월 출범한 것이 바로 싱가포르 국제금융거래소(SingaporeInternational Monetary Exchange)다.

이처럼 국제화를 앞당긴 싱가포르 국제금융거래소는 설립과 동시에 유로달러, 독일마르크화, 일본엔화등의 선물옵션거래를 개시하였으며 90년에는 두바이 원유거래와 유로마르크선물거래를 시작하는등 금융부문에서 당장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싱가포르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로 효과적이고 능률적인 국제금융위험관리는 물론 각종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일약 아시아의 스타덤에 올라섰다. 현재는 금리, 외환, 주가지수, 원자재, 금에 이르는 광범위한 영역의 선물및 옵션상품 17개를 상장하고 있다.

정부는 회원사 가입을 촉진하기위해 세제상 혜택을 부여하고 있으며 시카고상업거래소와 연계,이곳에서 실행된 거래가 그곳으로 이전되거나 결제될 수도 있다. 싱가포르 국제금융거래소의 이같은 상호결제제도(MOS)는 세계최초임에도 불구, 성공적인 성과를 거둔 대표적인 케이스로 주목받고 있다. 시간대가 다른 지역에 대해서도 24시간 거래가 가능토록 한 시스템으로 '세계시장 일원화'에 첫발을 내디딘 셈이다.

이후 이 시스템으로 인한 런던 국제석유교환(IPE)과의 원유선물거래는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으며미국의 거래시간 폐장이 아시아의 개장으로 이어지는등 시차없는 원유선물계약도 가능하게 됐다.특히 싱가포르국제금융거래소는 86년 니케이225 주가지수선물거래를 세계최초로 개시했으며 89년에는 연료오일 선물을 소개함으로써 아시아에서는 첫 에너지선물시장을 개척하기도했다. 이처럼일찍이 개척정신과 국제시장접근의 중요성을 인식한것이 바로 싱가포르 국제금융거래소 발전의원동력이었다. 다른 거래소와의 협조적인 관계유지도 돋보인다. 현재 유로엔, 유로마르크, 닛케이225 선물계약은 동경국제금융선물거래소, 런던금융선물거래소와 최종결제가격 수준을 똑같이 유지하고있다.

20여년이라는 짧은 기간동안 싱가포르국제금융시장은 국제적인 참여폭을 확대하기위해 지속적으로 상품을 개발, '유용한 시장'이라는 이미지를 일관되게 지켜왔다. 국경일에 다른 시장이 닫혀있어도 싱가포르국제금융거래소의 상품들은 거래가 가능하도록 문을 여는 세심한 배려도 기울이고있다. "신용있는 환경과 효율적인 계약제공으로 아시아 금융시장을 장악했다"는 세계적인 금융잡지 IFR(International Financial Review)의 지적은 바로 싱가포르 국제금융시장의 현주소를 대변해주고있다.

〈尹柱台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