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84회 임시국회 결산

"정치개혁 입법 결국 9월로…"

정치개혁 입법을 다룬다는 명분으로 시작한 제184회 임시국회가 30일, 막판의 파행과 소란속에폐회됐다. 정작 이번 국회 소집이유였던 정치개혁 입법은 단 한 치의 진전도 보지 못한 채였다.여야는 의석수 비례와 여야 동수라는 입장이 맞선 특위 구성문제로 복더위속에서 입씨름만 하다가 당분간 국회의 문을 닫게 됐다. 입으로는 돈 안드는 깨끗한 선거.깨끗한 정치문화 정착을 외치면서도 서로 연말선거에서 사활을 걸고 있다는 점에서 누구하나 양보하는 미덕을 발휘하지 못한결과였다. 그리고 정치개혁 입법이라는 거창한 과제는 결국 9월 정기국회로 넘겨 버렸다.이번 임시국회 회기동안 신한국당은 연말 15대 대선에 출마할 후보로 이회창(李會昌)현대표를 선출했고 포항북구와 충남예산의 보궐.재선거를 치렀다. 연일 30도를 웃도는 폭염속에 정치권은 국회보다는 국회밖의 일에 마음이 쏠려 있었다.

여당은 경선을 이유로 의원들이 편가르기 싸움에 몰두해 출석률이 낮았고 야당은 야당대로 보선에 당지도부를 옮겨 놓고 전력투구하는 바람에 국회는 겉돌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흐지부지 끝날 것 같던 분위기가 급반전된 것은 23일 대정부질의를 시작하면서 부터였다.바로 이번 국회 최대의 쟁점으로 급부상한 이회창신한국당대표의 두 아들 병역면제 판정과 관련한 의혹때문이었다.

야당이 이미 오래전부터 준비해 놓은 재료를 적절한 타이밍에 맞춰 꺼낸 것이었다.이는 국민여론조사에서 양당의 두 김총재를 누르고 선두를 달리는 이대표의 기세를 꺾고 대선전의 유리한 국면을 만들기 위한 야당의 대선전략과도 맞물려 막판 여야대격돌의 장을 제공했다.야당으로서 이 문제는 도덕성과 대쪽이미지의 이대표를 흠집내기에 더 이상의 호재가 없다고 할정도의 꺼리 였다. 또 신한국당과 이대표측의 해명이나 반박자체가 오히려 국민감정을 자극하는결과까지 낳기도 했다.

때문에 황장엽파일, 경부고속철도 부실공사 은폐의혹, 폭력.음란화된 청소년문화 등 굵직굵직한현안들도 이대표 두 아들의 병역문제에 가려지는 결과를 낳았다.

한편 지역현안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연말까지 결론을 내리려던 위천국가산업단지문제가 환경노동위에서 심의를 보류한 상수원수질개선특별법 이라는 걸림돌에 걸려 회기를 또 넘기게 됐다. 신한국당의 백승홍, 자민련의 박종근의원 등 지역의원들의 대정부질의를 통한 닦달 에도 불구하고정부측은 특별법통과 즉시 단지지정 절차 이행이라는 답변을 내놓았을 뿐이었다. 이 과정에서 낙동강 상류인 안동출신의 권오을의원은 하천 상류지역의 일방적인 양보와 재산상의 제약을 강요하는 상수원법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여 통과를 요구하는 대구측 의견에 반대했다.반면 지하철 건설비용의 국고부담률 제고라는 백의원과 박의원의 요청은 정부측으로부터 70%%인 부산에 대한 지원비율을 감안, 현재 30%%에 머물고 있는 지원율을 상향조정해 전국적인 형평성을 이뤄 나가겠다는 전향적인 자세를 도출해내는 성과를 거뒀다. 때문에 당장 내년 예산부터이 방침이 반영될 경우 대구시는 지하철2호선 건설로 인한 재정부담을 상당부분 덜 수 있게 됐다.

〈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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