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나 공휴일엔 거의 빠짐없이 대구 앞산에 오른다.
앞산 이곳 저곳을 오르내리거나 능선을 따라 비슬산까지 산행을 하면서 최근 느낀것이 하나 있다.
대자연의 재생(再生)법칙은 사시사철 빈틈없이 완벽해 신비하고 엄숙하다 못해 외경(畏敬)을 느낄정도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재생법칙은 거기에 관계되는 모든 대상물이 어느 하나도 희생됨이 없이 조화롭게 진행된다는 사실이다.
이른 봄에 폈다 지는 들꽃은 여름 가을에 피는 또다른 들꽃의 밑거름이 되고, 그 거름을 이용, 다시 핀 들꽃은 곤충, 동물, 식물의 먹이가 되고 집이되어 공생(共生)관계를 이룬다.앞산에 오르다 보면 가끔 선생님 한분이 자기 반 학생들과 함께 등행하는 모습을 보게된다. 웃고떠들고 노래하는 광경을 바위 한켠에 앉아 보고 있노라면 그들의 표정이 너무나 밝고 건강해 보여 일상의 학교폭력 비행학생 등 부정적 단어나 개념은 그속에 전혀 끼어들 여지가 없어 보인다.
아마도 학생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공생의 대자연 법칙을 체감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들었다.
최근 다시 학교폭력문제가 이슈화 되면서 사회가 떠들썩했다.
그전에도 학교폭력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최근의 실상은 그 정도가 도를 넘은 상황이라며대통령까지 근절대책을 세우라고 앞장섰다.
대통령의 지시가 내려지자 학교에서는 학부모들을 모아 학교폭력 근절 다짐대회를 여는가 하면경찰은 문제학생을 잡아들여 구속하기에 바빴다.
특히 경찰은 사회의 도둑이나 강도보다 폭력.비행 학생들을 경쟁적으로 잡아들이고 종국에는 문제학생들에게 조직범죄의 올가미를 씌우려 했다가 상부기관으로 부터 제동이 걸리기도 했다.그러나 학교폭력 근절소동도 잠시일뿐 시간이 흐르자 학교폭력 문제가 그사이 모두 해결되었는지(?)다시 잠잠해지고 있다.
일이 전개되는 순서가 마치 삼풍백화점이나 성수대교 붕괴참사때와 별다름이 없어 보인다.두 참사가 발생했을때 정부는 물론 관계기관들은 온갖 대책과 처방전을 내놓으며 다시는 이같은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어도, 지하철과 아파트 공사 부실은 그 후에도 여전히이어졌으며 최근에는 경부고속철 부실이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우리가 학교폭력문제로 떠들썩하던 무렵 일본에서는 14세 중학생이 이웃의 국교생을 살해 토막을낸 잔인한 사건이 발생했다.
중학1학년이 저질렀다고는 감히 상상할수 없는 끔직한 사건이 발생하자 일본의 정치인과 교육계인사들은 입시위주의 지식교육이 빚은 결과라며 대책마련에 부산하기는 우리와 마찬가지였다.하지만 한가지 다른 점은 우리가 문제학생을 찾아내고 벌주는데 급급한 채 교육제도에까진 눈을돌리지 않는 반면 그들은 근원적인 문제가 거기에 있음을 이해하고 깊이 반성하더란 사실이다.우리나라 어느 도시의 교육감이 학교폭력은 공부를 제대로 안시키거나 안하는 학교나 학생에게서나타나는 일부의 현상이라며 보다 많은 학생을 상위권대학에 진학시키기 위해 밤10시가 넘도록학교에 붙잡아 두는 현실을 당연시하는 태도보단 분명 한발 앞선 것이었다.
도대체 폭력근절 다짐대회나 열고 폭력학생을 잡아들여 격리시킨다고 학교폭력이 근절되는 것일까. 우리 모두 문제해결을 위한 발상의 대전환이 아쉽다. 그리고 제자들과 동행하는 앞산의 어느선생님과 같은 교사가 늘기를 기대해본다.
〈사회2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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