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1-國會파행 부른 兵役시비

신한국당 이회창(李會昌)대통령후보의 두 아들 병역문제와 정치개혁특위 구성을 둘러싸고 국회가또 비틀거렸다. 이번 국회는 정치개혁입법을 위해 소집됐던만큼 돈 안쓰는 정치를 위한 '제도적장치'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적지않았다. 그러나 여야는 정치개혁 입법에는 손도 못댄채 30일 폐회를 하루앞두고 이후보의 두아들 병역면제를 둘러싸고 또 격돌, 파행으로 치달은 것은 그 이유가 무엇이든 실망스런 일이다.

궁극적으로 본다면 대통령 선거도 국민을 위해서 존재한다. 그런데도 대선(大選)고지 선점(先占)을 위해 시급히 처리해야될 민생법안 55건을 팽개치고 국민적 합의 사항이라할수 있는 정치개혁입법도 내 몰라라 국회를 공전시킨다면 도대체 누구를 위한 정치인지 되묻고 싶은 심경이 되는것이다.

문제의 발단이 된 이후보 아들의 체중관련 병역면제 사항은 따져보면 미심쩍은 대목이 없는것만은 아니다. 전문의들 가운데는 "특별한 병력(病歷)이 없으면서 갑자기 10㎏씩 체중이 빠진다는 것은 고의성이 없는한 어렵다"고 보는 견해도 있는 모양이다.

때문에 국민들중에는 이후보측과 정부의 해명에도 불구, 의아감을 갖는 시각도 적지않다. 게다가고건(高建)총리와 김동진(金東鎭) 국방장관의 국회 답변차이가 나있는만큼 누구나 이 문제에 의문을 가질 만하다 할 것이다. 그런만큼 차제에 이 후보측은 이 문제를 야당을 겨냥한 당략(黨略) 차원으로만 대응할 것이 아니라 대선 후보의 입장에서 국민앞에 명백히 소명한다는 입장에서 정리해야 한다고 믿어진다.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우리 현실에 이나라를 이끌어나갈 최고 지도자의 자리를 겨냥하는 후보자들이 병역문제에 얽혀 의혹을 받고 있는 것은 대단히 큰 쟁점이 된다. 그리고 이 문제는 여야를떠나 대선후보로서 '국민앞에' 진솔하게 해명하고 넘어가야할 중대한 사항인 것이다. 그런데도 이것을 사생활 문제 또는 병적기록표를 파기했느니 등으로 발뺌만 하다가 느닷없이 김대중(金大中)후보의 군력(軍歷) 시비로 문제를 확산시키는 것은 시의에 적절치 못하다는 생각이다.지금 여당으로서 필요한 것은 김총재를 물고 늘어져 '장군멍군'으로 때워 넘기는 것이 아니라 병역면제에 고의성이 없었음을 국민앞에 떳떳이 밝히는 것이라 믿어진다. 우리는 이처럼 소모적인논쟁이 한시바삐 종식되고 좀더 생산적인 국회가 운영되기를 기대한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