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데 세칭 대(竹)쪽 이미지로 여당 대선후보에까지 오른 이회 창 대표의 요즘 모습이 대쪽치고는 좀 시원찮아 보인다.
죽순부터 싹이 노란게 아니냐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이제 막 대선후보 대열에 들어선 이씨의 처지는 시기적으로나 정치 입문 경력으로 볼 때 대나무 로 치면 아직 '죽순(竹筍)'의 시기다. 이제부터 정치판이라는 넓은 대밭속에서 대선 하늘을 찌르 며 쭉쭉 뻗어 우뚝서느냐 아니면 잠깐 곁가지나 뻗다가 꺾이느냐는 갈림길에 들어선 셈이다. 따 라서 이제부터는 그의 말한마디, 행동하나도 경선 전과는 한 단계 달라진 눈높이로 평가받게 되 고 앞으로 계속 부닥치게 될 갖가지 장애물들을 뚫고 나가는 역량과 의식 또한 대선을 통과할 만 한 '그릇'이냐 아니냐를 평가받는 기준이 되게 된다. 그의 처신과 정치적 사안에 대한 대응 자세 는 그만큼 신중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두 아들의 병역문제 논란과 경선자금 논쟁, 경선 후 당(黨)내부의 균열 수습과 장악 력을 놓고 보여주는 그의 대응 자세와 정치적 인식을 보면 실망 그 자체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벌써부터 대권 지도자로서는 실패한 모델인 YS를 너무나 흡사하게 닮아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병역문제 논란을 보자. 징집 면제 기준이 41㎏이고 평소 체중이 42㎏이였다고 했을 때 단 1㎏만 더 빼면 3년을 벌 수 있다는 합법적 가능성이 눈앞에 보이게 되면 갸날픈 자식의 군대고생이 안 스러운 보통 부모로서는 체중감량을 권유까지는 못해도 최소한 묵시적으로 동조하는 유혹은 느낄 수 있다.
이대표 역시 아들이 체중미달로 되돌아 왔을 때 '반갑기는 했다'고 솔직한 부모의 심정을 그의 저서에서 쓴 적이 있다. 물론 감량을 권유했거나 동조했다는 얘기는 없다. 문제는 그러한 '이해 될 수 있는 인간적인 부모심정'선에서 결백을 호소하지 않고 '법대로 면제받았으니 문제가 안된 다'고 강변하며 야당의 도덕성 비판에 대해서는 중상모략과 마녀사냥이란 전투적 용어로 대응한 점이다.
67%%의 국민여론이 "못 믿겠다"고 하는데도 내가 옳고 법대로 됐다고 하면 그게 곧바로 정의요 반론은 모략이라는 논리는 독선의 이미지로 오해 될 수밖에 없다.
'자식을 괴롭히지 말라'며 감싸는 것도 대통령 후보 아들의 병역면제 논란과 촌부 아들의 병역면 제 논란은 초점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잊고있는 정치감각의 결여다. 모략이라고 맞서다가 여론에 밀리자 어제 다시 공식 유감표명으로 돌아선 것 또한 여론과 충고를 외면하고 외고집으로 아들을 감싸다 여론에 밀린 뒤에야 고개숙였던 YS를 닮아있다.
경선 자금 공개도 마찬가지다.
1억5천만원밖에 안썼다는 해명이 야당과 국민여론의 반발에 부닥치자 "직접 쓴 것은 그것 뿐"이 라는 식으로 대응했다.
대선자금 시비 때 줄곧 "직접 받은 돈은 한 푼도 없다"고 우겨온 YS와 어쩌면 그렇게도 닮아있 는지 신기할 정도다.
당권 장악력은 또 어떤가. 경선 당선 직후 "우리는 이제 하나다"며 단합을 수십번 열변했지만 벌 써 낙선동지들이 하나가 되기는 커녕 야당후보들을 넘나들며 독자출마설까지 흘리고 다닌다. 그 의 당 장악력이 아직은 여린 죽순 수준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더구나 취약한 권위를 총리분권과 부총재자리 만들기로 메우려 드는 나눠먹기식 인사정책 발상도 집권후 이날까지 측근과 선거 공신 중심의 감투 나눠주기로 일관하다시피 했던 YS의 인사 실정 (失政)을 닮아가려 한다. 이회창, 과연 그는 푸른 대쪽인가 싹이 노란 대쪽인가.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TK를 제조·첨단 산업 지역으로"…李 청사진에 기대감도 들썩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트럼프, 중동상황으로 조기 귀국"…한미정상회담 불발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