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1-무리한 운항도 책임통감을

승객 2백20명이 넘는 사망자를 낸 이번 대한항공801편 여객기 추락사고는 직접적인 사고원인은밝혀지지 않았지만 여러 정황으로 봐 대한항공의 무리한 운항등에 따른 안전불감증이 사고배경이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21일부터 이달25일까지 휴가철 성수기를 맞아 유럽노선을 제외한 괌·사이판뿐아니라 미주·동남아 노선에 1백30차례의 비정기편을 증편했으며 아시아나항공도 38편을 추가투입했다. 이로인해 항공기와 승무원들을 무리하게 혹사할 수 있으며 정비도 소홀해질 수 있다.이번사고기의 경우도 원래는 승객 2백80명을 태울수 있는 A300기종을 투입할 예정이었으나 6일귀국하는 승객들이 3백85명에 이르자 보잉747기로 갑자기 교체했다. 사고비행기는 괌으로 떠나기에 앞서 4일에는 앵커리지에 다녀왔고 5일 제주도를 왕복한 뒤 오후7시27분쯤 김포공항에 도착,간단한 운항정비를 마친뒤 1시간반도 채안된 오후8시50분쯤 또다시 괌으로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무리한 운행과 함께 사고가난 괌의 아가냐국제공항이 항공기 이착륙에 많은 취약점을 가지고 있어 이곳 사정에 밝지 않은 조종사들에게는 사고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이다.아가냐 국제공항은 아시아와 북미지역을 연결하는 교통중심지로 매월30만여명 승객이 통과하는데다 군용을 겸하고 있어 자정부터 새벽5시 사이에 민간항공기가 이·착륙을 한다. 섬지방으로 밤기후가 변덕스러운데다 사고당일에는 비바람과 함께 시정이 1.6㎞였으며 이공항의 계기착륙장치인 '글라이드 슬로프'(비행기착륙시 활공각도와 착륙각도를 유도해주는 장치)가 고장이 나 조종사가 육안으로 착륙각도를 맞춰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러한 제반사정을 놓고볼때 항공사측의 규정을 준수했다는 말만으로는 사고를 예방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무리한 운행에 정비가 제대로 됐다고 볼수없고 항공기조종사들의 피로도 겹쳤을 것이다. 조종사들이 빡빡한 일정에 맞춰 무리한 착륙을 시도할 수도 있다. 착륙을 않고 회항했을 경우항공사측의 승객들의 숙박비 및 교통편제공등으로 인한 추가경비부담에 따른 문책도 두려워진다.이번사고는 영리에만 급급한 대한항공의 무리한 운행에 따른 안전부재가 사고의 한 원인일 수 있다. 정부당국도 지난 93년7월 아시아나 항공기 추락사고를 경험했으면서도 제대로 감독을 하지않은 책임을 통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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