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대표 기아사태 개입 왜 하나

신한국당 이회창대표가 기아사태 해결사로 나섰다. 그는 14일 기아자동차공장을 방문, 기아의 제3자인수방안 반대와 자구노력에 의한 해법을 제시했다.

이대표가 기아사태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것은 기아문제가 경제문제이자 정치문제라는 인식에서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연초부터 한보와 삼미,진로 등 대기업의 도산이 이어지고 있는 터에 기아사태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경제위기에 대한 민심이반이 확산되면서 대선에서는 엄청난 정치적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기아카드는 이대표에게는 일종의 국면전환책으로 활용된 측면도 강하다. 다시 불거지고 있는아들의 병역시비와 조순서울시장의 출마선언으로 지지율이 최악으로 떨어지는 등의 위기국면을탈출하기 위한 마땅한 대책이 없는 터에 기아사태는 집권당 대통령후보로서의 정책차별과 국정위기관리 능력을 과시할 수 있는 반전의 기회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미 지난 13일 경부고속전철공사 현장을 찾음으로써 국정현안 챙기기에 나서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야당의 공세에 정책차별성으로 맞섰다.

그는 야당과 시민단체들이 주장하는 방향으로 기아사태의 해법을 제시함으로써 제3자 인수에 따른 정치적 특혜설을 차단하는 한편 국민여론에 부응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는 이중적인 효과를 노리고 있다.

그는 이날 경기도 광명시에 있는 기아자동차공장을 직접 방문,1천여명의 종업원들과 점심식사를한 후 간담회를 통해 적극개입 의지를 밝혔다. "기아사태는 제3자가 들어 와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며 "기아스스로 기업을 회생시킬 책임이 있고 스스로 기업회생을 위한 확고한 의지와 능력을 발휘한다면 당과 정부는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표의 기아개입에는 치밀한 사전 조율작업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표의 측근인 서상목의원이 나서 임창렬통상산업부장관과 김선홍회장의 3자회동을 주선했고 이 과정에서 정부측의제3자인수방안 포기와 김회장의 퇴진이라는 기아해법의 가닥이 잡혔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대표는 서둘러 기아자동차공장을 방문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같은 정책차별성 강조로 국면전환이 이뤄질지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지만 이대표는 대선기획단 출범과 이인제경기지사 감싸안기 등의 당내 결속작업을 가속화하면서 정국주도권 장악에 나설것으로 보인다.

〈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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