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계정치학회 한국관련 주요논문(요지)

17일 오후 개막된 세계정치학회 제17차 서울세계대회에서는 80여개국으로부터 1천4백여명의 정치학자들이 참석, '갈등과 질서'라는 주제하에 2백40개의 패널을 통해 1천여편의 논문을 발표했다.'정치학의 유엔총회' '정치학의 올림픽'등의 별칭에서도 볼 수 있듯이 세계 유수의 정치학 석학들이 한자리에 모인 이번 대회에서 발표된 논문들 가운데 아시아의 민주화, 한국의 민주화와 세계화의 평가, 북한체제의 비교 이해등 우리의 관심을 끌만한 내용들도 다수 나왔다.다음은 한국의 민주화와 세계화에 대한 주요 논문의 요지이다.

▲'비교학적 관점에서 본 김영삼정권'(스티븐 해가드 미국 캘리포니아대 교수)=한국은 아직까지완벽한 민주화가 달성되지 못했다. 한국의 경제는 과거 유신정권과 전두환(全斗煥), 노태우(盧泰愚) 두 전대통령 시절 이룩한 경제성장에 힘입었고 이 때문에 문민정부 집권후에도 보수적인 세력들의 영향력이 끊임없이 정책결정 과정에 개입해왔기 때문이다.

한국 민주화과정의 특징의 하나는 과거 군사독재정부가 성공적인 경제발전을 이룩했다는 점에서나타나는 현상이다. 경제적으로 성공한 독재정권은 변화를 꺼리는 보수세력과 연합구도를 형성하게 되며 이들 보수세력은 문민정권인 지금까지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또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취약한 정치적 기반은 민주화 실현에 큰 장애물로 작용했다. 지난 90년 민정계와 대연합구도를 결성할 당시 보수적인 정치세력들을 수용한데 따른 필연적인 어려움이다.

이 때문에 부패척결, 5공청산 등 개혁작업은 만족할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 정치사범들과 운동권 세력에 대한 사면조치, 안기부 권한축소 등도 한계에 봉착했다. 오히려 김일성 사망과 주사파 사건들로 인한 국가보안법 강화에 이어 노동자들에게 불리한 노동법안 강제 통과 등이 나타났다.

▲'한국의 세계화와 제3세계에의 함의'(데이비스 보브로 미국 피츠버그대 교수)=한국은 세계화정책 이후에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 등 국제적 지위면에서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세계화 정책은 또한 대통령 아들의 구속 등 정치분야에서 부패척결을 가져오기도 했다. 금융시장의국제화도 이루어져 한국기업의 해외투자 및 외국기업의 한국투자 모두 증가추세에 있다. 해외기술의 도입도 늘어났다.

그러나 한국은 세계화 정책의 시행이후 경상수지 및 무역수지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단기적 경제성장에서는 실패했다. 미국과 일본에 집중됐던 수출의 경우 동남아시아 등으로 흩어지는 다변화가 이뤄졌는데, 이는 세계화라기보다는 지역화의 결과로 봐야 한다.

한국이 세계화의 추진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는 많다. OECD 등 국제기구에 가입함으로써 개방의압력에 취약해졌다는 점과 중소기업에 비해 대기업이 훨씬 비대한 점, 북한의 위협 등은 세계화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민주화,세계화시대의 한국의 외교안보정책'(토머스 헨릭슨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북한의 변화는 반드시 올 것이며 4자회담에 대한 참여가 그 변화의 전주곡이라고 볼 수있다.미국의 대북 관계 정상화와 인도주의적 식량지원은 북한의 내부 정책변화를 초래한다. 북한은DMZ(비무장지대)로부터 상당부분의 군사와 장비를 철수함으로써 미국에 화답할 것이다.북한의 이같은 변화는 주한미군 철수에 이어 동아시아에 있어서 중국의 부상과미·일 군사동맹강화를 낳는다.

동아시아에서 중국은 지배적 국가로 부상하고 있는 만큼 한국의 외교와 안보는 워싱턴과 베이징을 지향해야 한다. 한국의 이같은 독자적 행보는 탈냉전 시대의 유일한 분단국이라는 점에서도실현이 가능하다. 한국의 급속한 경제성장도 이같은 독자성 유지에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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