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언제나 그 모습이었다.
금세기 현대미술의 거장 백남준씨가 지난 63년 세계 최초로 비디오 아트를 선보인 부퍼탈시에서동쪽으로 약 2시간 거리에 위치한 중부의 작은 도시 카셀. 1955년부터 시작된 세계적 미술제 '도큐멘타'로 인해 현대미술 분야의 가장 권위있는 미술행사가 개최되는 도시로 알려져 있다.아름다운 대학도시로 유명한 미스터시의 조각축제가 도시전역에 걸쳐 열리고 있는 반면 이번 '제10회 카셀 도큐멘타'(6.21~9.28)는 카셀시 중앙역을 기점으로 시내 중심가 주전시장인 '프리데리치늄' 미술관을 거쳐 폴다강변으로 3km에 달하는 일직선상에서 펼쳐지고 있는 것이 특징.정확한 작품설치 장소가 표시된 안내지도 없이는 작품을 찾기 힘들어 아무렇게나 파헤쳐진 아스팔트 도로와 녹슨 철길사이로 자라나는 식물(실은 루이스 베인 베르거의 설치 작품)이나 역 지하상가중 하나를 일반가게처럼 설치한 크리스틴 힐의 작품을 겨우 찾아내고서 실소를 금치 못하기도 했다.
어쨌든 이상한 옷차림의 행인들조차 하나의 행위예술로 여겨질만큼 독특한 이번 도큐멘타는 '회화의 종말'을 예고하듯 세기말 다양한 시각요소의 집합장소가 되면서 모더니즘이후의 다양한 미술양식에 관한 실험무대가 되고있다는 평이다.
한편 제47회 베니스비엔날레(6.15~11.9)의 한국관은 행사장인 이탈리아 카스텔로 공원내 바닷가쪽에 위치하고 있었다. 지난 95년 1백주년 행사를 맞아 건립된 한국관은 한국작가 전수천씨가 그해특별상을 받은데 이어 올해도 서양화가 강익중씨가 같은 상을 수상, 한국미술의 국제적 위상을드높였다.
그러나 이번 비엔날레는 화려한 테크놀러지 경향을 보여준 카셀도큐멘타와 달리 전통적 평면작품과 조각이 많았으며 각 국가관(국가별 전시관)의 작품들이 단순히 서로 이질적 문화를 대비시켜본다는 의미를 넘지 못해 국제적 명성에 걸맞지 않다는 느낌도 들었다.
특히 아쉬운 점은 한국관을 주변으로 위치한 독일관이나 프랑스관으로 인해 우리 출품작들의 예술성이 상대적으로 반감된 것처럼 보이는 안타까움이랄까.
국내에서도 다음달 1일부터 두번째 광주비엔날레가 개최된다. 카셀도큐멘타와 베니스비엔날레가세계 현대미술계 흐름을 전면에 드러내고 이를 통해 비평 논의를 주도하며 그 위상을 스스로 만들어간다고 볼때 광주비엔날레도 서구의 이같은 미술제와는 다른 분명한 차별성을 지녀야 할 시점인 것 같다.
남춘모(서양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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