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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KAL기 괌추락참사는 숱한 화제를 남기고 있다. 지금까지는 주로 추락의 원인이 관연 무엇인가에초점이 맞춰졌었다. 그러나 시신발굴작업이 본격화되면서 숨진 유족들이 여행을 떠난 동기들이갖가지로 전해지고 있다. 효도관광에서부터 예비신혼부부들의 사연에 이르기까지 한결같이 선(善)한 사람들이 정말 아깝게 저세상으로 떠난, 코끝이 찡한 얘기들 뿐이다. 그러나 슬픔이 가시고현실적인 문제에 부닥치면서 가족이나 친인척간의 갈등조짐을 보이고 있어 참사의 끝마무리는 그리 순탄치만은 않을 것같다. 이혼한 부부가 어린자녀들을 위로하기 위해 여행길에 올랐다 몽땅참변을 당한 청주의 어느 유족들은 아이들 시신인수권을 두고 친가와 외가가 서로 자기들 몫이라며 현지에서 티각태각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다. 남편쪽인 친가에선 호적상 호주가 남자인 것을내세워 인수권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여자쪽인 외가에선 이혼할때의 양육권은 엄마로 명시했기에 당연히 외가에서 인수하는게 옳다는 주장이다. 현지에 가있던 변호사도 양육권과 호주, 어느것이 자녀들에게 친권을 우선 행사할 수 있는지 국내엔 아직 판례가 없어 법적논란이 예상된다며명쾌한 해답을 못내고 있다. 그야말로 솔로몬의 지혜가 절실한 케이스들이 앞으로 속출할 것같다.시신인수권도 따지고 보면 보상문제를 염두에 둔 전초전이라 할 수 있다. 이같은 문제는 친·외가뿐 아니라 같은 형제나 자매들끼리도 누가 보상권을 갖느냐는 법정공방이 치열해질 것같다. 더욱이 10억원이 훨씬 넘는 액수도 숱하다는 걸 가정하면 자칫 친인척간 살벌한 싸움판으로 변할지도 모른다. 때론 주인이 없거나 먼 일가도 있을 수 있다. 미묘한 경우는 영혼의 넋을 기리는 차원에서 이 돈이 공익적으로 쓰여지는 것도 바람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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