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이후 남북한이 힘을 합쳐 벌이는 최대의 역사(役事)인 경수로건설의 첫삽이 오늘 오후2시 함경남도 신포 금호지구 현장에서 떠진다. 이날 기공식엔 공사의 주역인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관계자와 남북한 정부 당국자 그리고 많은 취재진들이 참여한 가운데 한반도의 장래가걸려있는 역사적 행사를 지켜봤다.
대북(對北)경수로건설은 지난 94년 10월 북·미간 제네바합의로부터 34개월만에 햇빛을 본 사업으로, 지나온 우여곡절보다 앞으로 넘어야 할 험산준령이 더 많은 그런 사업이다. 그러나 남북한당사국의 마음이 한곳에 모아지고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를 원하는 주변국들의 열망이 또다른 힘으로 작용하면 민족의 대역사(大役事)는 진짜 역사(歷史)속에 빛나게 될 것이다.그러나 착공에 즈음하여 앞서는 걱정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우선 경수로공사는 사업의 명칭만 거창하게 앞세웠을뿐 자금마련의 세부계획은 전혀 세워져 있지 않은 공중에 뜬 공사나 다름없다.이 공사는 가깝게는 한반도의 평화, 멀게는 동북아 질서의 정착이란 큰 개념인 만큼 미국을 비롯하여 일본등 주변강대국들이 서둘러 경비분담을 해야함에도 미·일은 나름대로 이유를 앞세워 확실한 액수를 결정치 않고 삽질부터 하게 된 것이다.
미국의 실질적 주도아래 기공식을 가진 경수로공사는 1천메가와트 2기를 건설하게 되는데 당초에는 30억달러로 소요판단했으나 지금은 60억달러 정도가 들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미국측은의회와의 마찰을 핑계로 '중유만 대면 어떨까'고 몸을 도사리고 있고 일본은 미국측의 눈치를, 또유럽연합(EU)측도 총체적 관망자세를 취하고 있는 상태다.
사실 미국이 등을 떠미는 바람에 '주도적 역할'이란 허울만 뒤집어쓴 우리는 경수로 건설에 따른대부분의 경비를 떠맡아야 할지도 모른다. 무릇 '주도적 역할'에는 반드시 보람과 긍지를 느낄수있어야 하고 또 국민적 호응이 따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왜냐하면 우리가 경제와 노동등 총체적인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받아들이는 북한은 '남한과는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자세를 고수하고 있기 때문에 돈대고 일하는 사람으로선 신이 나지않는다는 얘기다. 그리고 우리가 경수로 사업에 이만큼의 성의를 보였으면 북한도 핵투명성을 보장하는 일련의 행동을 보여주어야 하는데 핵사찰문제나 폐연료봉처리문제등이 아직 미흡함으로남아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미국과 일본등 주변국들은 이번 첫삽질이 마감 미장(美裝)으로 끝나려면 '솔직하고 투명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사실을 북측에 알려주고 그렇게 따르도록 부추겨 주기 바란다.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