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1-섬유·주택'사양' 단정 철회를

금융위기와 극심한 자금난속에 은행연합회가 섬유·주택건설을 사양업종으로 분류, 대출한도를줄이려는 것은 이들 업종이 몰려있는 대구·경북경제를 침몰시키려는 처사와 다름없다. 가뜩이나불경기로 부도사태가 심상찮은데 은행연합회가 이들 업종의 정확한 평가도 없이 포괄적으로 사양업종으로 규정하고 금융차별화조치를 취하려는 것은 이들 업종에 고의적 타격을 가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더욱이 이들 업종이 국가경제에 차지하는 비중과함께 고용인력, 산업정책등에서 아직도 막중한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같은 결정을 내린것은 매우 경솔한 처사로 여겨진다. 설사 이들 업종이 그동안의 성장추세에서 다소 쇠퇴국면에 있다하더라도 금융기관이 내릴 판단은 개별업체를 대상으로 삼을 일이지 이들 업종전체를 대상으로 한다는 것은 사리에 맞지않다.섬유와 주택건설업종을 일률적으로 사양산업으로 규정한 나라는 선진국 어디에도 없다. 그리고이들 업종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미국·일본·독일·이탈리아·프랑스등에서도 한때의 성쇠(盛衰)는 있었지만 여전히 국민경제의 주요한 몫을 하고 있다. 또한 섬유와 주택건설은 인류가 멸망하지않는한 지역에따라 일시적 부침(浮沈)은 있을지모르나 포괄적인 사양산업으로 낙인찍힐 성질의 업종이 아니다.

이미 우리나라 섬유는 세계 제3위의 수출국으로 부상된바 있고 세계제7위의 생산시설보유국이다.94년기준으로 섬유산업은 우리의 제조업중에서 수출 18.7%% 고용 17.9%%를 차지했고 특히 직물은 섬유수출의 50.9%%에 이를뿐 아니라 외화가득면에서 최고의 효자산업으로 손꼽히고 있다.그리고 주택건설도 그 기술수준이 해외진출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단계에 이르고 있다.다만 이들 업종이 과당경쟁, 과잉시설, 구조조정지연, 수출시장편중, 연구개발투자부진, 고임금, 고물류비 등으로 부가가치가 낮아지고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것은 사실이다. 이때문에 섬유와 주택건설이 산업전체에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지는 것도 현재의 추세다. 그러나 그것도 거시적 안목에선 구조조정과정으로 볼 수 있는 것이지 업종의 사양화라고 단정할 일은 아니다. 업계가 능동적으로 경쟁력있는 제품을 개발하고 새로운 시장개척과 비용절감노력을 기울인다면 이들 업종도첨단산업이나 성장산업이 될수 있는 것이다. 먼저 업계의 분발이 있어야겠다.

아울러 은행연합회는 이들 업종전체의 사양화 단정(斷定)을 철회하고 금융지원을 정상화해야할것이다. 금융정책 당국도 이같이 불합리한 결정을 시정토록 지원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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