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표 비주류 끌어안기 안간힘

신한국당 이회창(李會昌)대표가 집단지도체제를 구체적으로 검토하는 등 지지율 하락에 따른 '낙마설'등의 위기극복에 동분서주하고 있으나 여권의 구심력은 좀체 회복되지 않고있다. 침묵하던이한동(李漢東)전고문이 이대표아들의 병역문제를 비판하고 나섰고 이인제(李仁濟)경기지사와 박찬종(朴燦鍾)고문은 각각 중국을 방문, 최형우(崔炯佑)고문을 만나기로 하는등 이대표와의 거리를좁히지 않고있다.

○…이대표는 이수성(李壽成)고문에 이어 22일 김덕룡의원을 만나는 등 분위기 반전을 위한 수순에 본격 돌입했다. 김의원은 이날 "이대표가 당내 민주화에 대한 나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감을표시했다"며 이대표체제에 힘을 보탰다.

이대표측은 또 당력결집을 위해 집단지도체제와 역할분담론 등의 카드를 구체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대표주변에서는 당초 집단지도체제 도입을 반대해왔으나 여권분열의 핵인 이지사 등이이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어 더이상 머뭇거릴 수 없다는 쪽으로 돌아섰다. 이대표는 당권-대권분리론은 수용하지 않고 이지사 등 경선낙선자들에게 선거대책위원장이나 후임 당대표직 등을 제의하는 등 향후 당내역할을 보장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함께 이대표는 대국민카드로 정치개혁 구상을 동시에 추진할 생각임을 내비쳤다. 그는 이날외신기자클럽초청회견에서 "여당은 비영남출신으로 지역적 권력기반에 힘을 입지않은 대통령후보를 선출함으로써 구태정치를 벗어날 조짐을 보였다"면서 정치개혁에 대한 자신의 구상을 밝혔다.그는 정치개혁특위에서 선거법 개정뿐아니라 정당 조직체계나 기능, 지방자치단체의 위계구조 등을 포함한 폭넓은 정치개혁을 추진한다는 생각이다.

○…이한동전고문이 마침내 경선이후의 침묵에서 벗어났다. 그는 이날 도덕정치국민운동연합 초청강연회에서 이대표 아들의 병역문제를 거론하면서 이대표 비판에 나섰다. 그는 "정권을 지탱하는 것은 민주적 절차가 아니라 도덕성이라는 것을 금년들어 국민들이 실감하고 있다"면서 후보교체론을 간접 제기하는 등 경선결과에 승복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이와함께 이전고문은 "권력의 1인집중에 따른 폐해를 막기위해 중, 장기적으로 내각제나 2원집정제 도입 등 구조적인 개선방안이 마련돼야한다는 것이 나의 소신"이라면서 권력구조 개편을 주장했다. 그의 발언은 자민련 등과의 보수연합 추진으로도 해석되고있다.

이수성고문도 이날 같은 자리의 강연을 통해 "로마의 경우 군역을 치른 사람만이 자유시민으로서국정에 참여할 수 있었다"며 이대표아들의 병역문제를 간접 비판했으나 강연후 이대표와는 관련이 없는 말이라고 해명했다.

이지사와 박고문의 독자행보도 이대표를 압박하고 있다. 이지사와 박고문은 24일 단독회동을 갖고 연대가능성을 타진하는데 이어 각각 중국을 방문, 최형우고문을 만나기로 하는 등 다음 수순을 준비하고 있다. 또 박고문과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총재와의 연대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지사와 이한동고문의 행보는 모두 당권을 겨냥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 이대표의 선택이 주목된다.

〈徐明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