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총재직 빨리받아 위기정국 돌파

7월21일 경선 이후 물밑에서 잠복해 온 당총재직 조기이양문제를 둘러싼 찬반 양론이 25일을기해 수면위로 떠올랐다. 또 대표와 선대위원장 등의 인선에서도 선택의 주체인 이회창(李會昌)대표는'이 쪽을 신경쓰자니 저 쪽이 걸리고 저 쪽을 생각하자니 이 쪽이 반발할 것'같아서인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고민중이다.

○…총재직 조기이양과 관련,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 이대표 간에 의견이 서로 다르다는 데 문제가 있다. 또 이 문제는 두 사람의'파워게임'양상으로 비칠 수도 있다.

이대표 측은 조기이양의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이대표진영의 초선과 재선이상 의원들이 25일 각각 모임을 갖고 총재직 조기이양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는 평소 조기이양을 주장해 온 김윤환고문과 같은 시각이었다. 시한은 추석 연휴 전인 9월중순이전이다. 9월9일 전당대회 개최설까지 들렸다. 청와대가 생각하는 10월초와는 약 한달의 간격이있는 것이다.

이대표진영이 이 문제에 대해 집착하는 이유는 서너가지다. 첫째 여권의 중심인물로 주도적으로정국을 이끌 수 있고, 둘째 끊임없이 제기되는 후보교체론을 차단할 수 있고, 셋째 반이진영 인사들의 움직임을 중단시키는 부수적 효과도 가져올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또 조기이양론의 배경에는 현 난국을 적극적으로 돕지 않고 있는 김대통령에 대한 강한 불신감도 도사리고 있다.하지만 청와대와 김대통령 측근인사들은 이야기가 다르다. 지금 총재직을 이양해 버린다면 이후일어나는 사태는 더 이상의'처방'이 무효가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들은 "대통령이 총재직을 갖고 있는 게 오히려 이대표를 돕는 길인데 아마추어들이 설익은 논리를 만들고 있다"며 비판했다. 이 주장에는 새로운 '이회창맨'으로 등장한 강삼재사무총장도 포함돼 있다. 강총장은"아무 생각없이 총재직만 가져갈 경우 뒷감당을 못할 일이 생길 수도 있다"며못마땅해 했다.

○…총재직 조기이양과 더불어 이대표의 골치를 아프게 하는 대목은 당요직의 인선이다. 총재직을 인수받으면 신임대표와 선대위원장을 임명해야 하는데 쉽사리 결론을 내리지 못할 것 같다.이대표가 끌어안지 못할 경우 가장 큰 피해를 안겨다 줄 것으로 보이는 이인제지사를 선대위원장에 앉힌다는 아이디어가 있지만 이지사측은 이를 거부할 태세다.

이지사진영에 섰던 김운환의원은 25일"선대위원장은 중진의원이 하는 것"이라며 더 높은 자리를요구했다. 일설에는 26일 이대표에게 당개혁안을 전달한 이지사가 총재경선을 개혁안에 포함시켰다. 그러나 사실상 이대표로서는 들어주기 어려운 카드다. 이대표측은 이를 두고"옷을 모두 벗으라는 이야기"라며 반발했다. 설령 이지사를 선대위원장에 앉힐 경우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이한동고문이나 이수성고문이 이지사를 위원장으로 인정할지도 의문이다.

또 신임대표 자리도 골칫거리다. 이대표 후보만들기의 1등공신인 김윤환고문은 대표자리를 원하고 있지만 김고문의 대표선임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우선 이대표 진영 내부에서 개혁적 인사들과 측근들을 중심으로 반발기류가 감지되고 있고 특히 이인제지사나 이한동, 이수성고문 측의반대가 강하다. 일부인사는"김고문을 대표로 앉히면 우리는 협조할 수 없다"는 말도 하고 있다.〈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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