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李仁濟)경기지사가 독자출마 여부의 갈림길에 섰다. 26일 신한국당사를 방문,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 이회창(李會昌)대표에게 당개혁안을 제출하면서 그는 스스로 향후 행보에 족쇄를 채웠다. 이날 이지사의 행동을 정가에서는 총재경선 등 받아들이기 힘든 개혁을 강도높게 요구하고이를 바탕으로 독자출마의 명분을 쌓기 위한 수순이라는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이지사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당개혁안의 수용 여부와 향후 거취문제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말한 대목도 그의 다음 행보를 함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대표측이 개혁안을 수용하면당권을 챙기면서 주저앉고 거부하면 지사직 사퇴에 이어 독자출마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가설을일축한 것이다.
이지사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이제 독자출마를 강행하느냐 이대표를 최대한 압박, 실리를 챙기느냐의 두가지로 좁아진 셈이다. 그의 향후 거취는 그러나 지사직 사퇴시한(9월19일)과 맞물려있다. 스스로 운신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는 어쨌든 지사직을 사퇴하고 정국을 관망하는 모양새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그때까지 이대표가 당을 추스르지 못하고 여전히 지지율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축적된 명분으로 독자출마의 깃발을 들겠다는 수순을 진행시킬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출마 여부에 대한 결론은 유보하고 민심의 향배와 자신의 독자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자연스럽게 무르익을 때까지 시간을 갖고 기다려 보겠다는 것이다.
이지사주변의 움직임도 독자적인 정치행보를 시사하고 있다. 정치발전협의회(정발협)와 민주계 중진들과의 잦은 접촉이나 그의 측근들의 신당 창당움직임 등이 그것이다. 그는 최근 서석재, 서청원의원 등 경선이후 이대표와 불편한 관계를 해소하지 않고있는 민주계중진들을 잇달아 만나 자신의 다음 행보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여부를 타진했다. 정발협출신 민주계중진들도 이에 27일오전 63빌딩에서 모임을 갖고 대선정국에서의 역할을 논의하는 등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다.그의 일부 측근들은 대선에서 실패하더라도 제1야당의 위상을 확보할 수 있다며 독자출마를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그를 따라 나설 인사가 과연 얼마나 될지 장담할 수 없는데다 원내세력이 없는 상태에서 제1야당 운운하는 전망은 현실성이 없다는 점에서 설득력을 잃고있다.
또 이지사는 독자출마는 경선승복약속을 파기한다는 점에서 적지않은 부담을 느끼고있다.이날 김대통령과의 오찬회동도 선택의 기로다. 경선이후 두번째로 이지사를 부른 김대통령은 이대표를 중심으로 한 여권의 결속과 독자출마자제를 강력하게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사로서는 이자리에서 김대통령의 설득을 마냥 거부하는 모양새를 보이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 당의 개혁을 강도높게 주장하는 것으로 독자출마자세를 굽히지 않을 전망이다.〈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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