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간데스크-공단의 산업쓰레기

"구미공단 폐기물 하루 1천t 최종처리시설 하나 없어"

구미공단 산업쓰레기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구미시는 일반생활쓰레기 못지않게 산업쓰레기가 공단규모만큼의 부피로 골치를 썩이고 있다. 구미공단 4백여 입주업체가 하루 약 1천t의 산업폐기물을 쏟아낸다. 이는 1일 구미 생활쓰레기 2백50t의 거의 4배나 된다. 산업쓰레기는 폐합성수지나 고무, 폐합성섬유나 폐합성화합물, 금속초자류, 분진 연소재등 10여종류가 넘는데다 하나같이 처리하기가 어려운 폐기물들이다.그러나 구미에는 산업폐기물을 매립하는 최종처리시설이 없다. 4백여 입주업체중 2백여업체가 자가소규모 소각처리시설을 갖고 있고 9개업체가 자체매립시설을 가지고 있으나 처리능력은 하루고작 21t에 불과하다. 민간 처리업체가 3개있으나 이중 지난해부터 가동되고 있는 삼성그룹의 소각시설은 1일 처리능력이 85t에 불과, 대구 경북지역 그룹산하 공장몫 처리에도 급급, 다른 업체에 별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나머지 2개의 민간업체소각시설도 규모가 작아 하루 2백t정도를처리할수 있을 뿐이다. 결국 구미시가 현재 처리할 수 있는 처리시설및 능력은 3개 민간업체와소규모 자가시설을 합쳐 매일 쏟아지는 1천t중 고작 1/3정도인 3백여t에 그치고, 매립용 쓰레기는거의 타지역 시설에 의존하고 있다.

구미공단 산업쓰레기가 과거처럼 다른 지역에서 계속 소각하거나 매립할 수 있다면 문제될게 없다. 그러나 지자제 이후 지역이기주의와 님비현상등으로 앞으로 자기지역내에서 발생하는 산업폐기물을 자치지역을 벗어나서는 처리할 수 없는 시기가 왔다는데 있다. 산업폐기물 전문처리업체에 의하면 도내에는 폐기물 처리업체가 포항에 밖에 없어 경남등 타지역업체에 의뢰 처리하고 있는데 이미 악성폐기물의 경우 선금을 주고도 제때 처리하지 못한다는 것. 공단업체들은 3년전 포항 매립업체의 사고로 조업지장을 받은 전례가 있어 날로 급증하는 쓰레기 처리에 고심하고 있다.

여기에다 구미의 대기 오염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특히 낮보다 밤시간대의 오염도가 2~3배 더높게 나타나고 간혹 악취소동도 빚는다. 주민들은 이를 공단입주업체들의 각종유해물질 야간불법소각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공단지역의 경우 공장 가동과 차량통행이 많은 낮시간대의 오염도가 높은 것이 정상이고 제1공단내 대기오염 전광판에도 가끔 나타나고 있어 주민들의 말이 전혀 터무니 없는 것은 아닌것 같다.

구미공단이 조성된지 벌써 25년이다. 산업쓰레기 처리업계에 따르면 부산 경남의 경우만 하더라도 20여개의 처리업체가 가동되고 있는데 국내 최대 공단이라고 자랑하던 경북 한국산업단지 공단이 그동안 어떻게 산업폐기물 처리시설 하나 제대로 갖추지 않고 지금까지 지내왔는지 모를 일이다.

구미시에 따르면 96년말 1,2,3공단의 산업폐기물 발생량은 연간 33만 8천t으로 앞으로 제4공단이완공될 경우 15만t이 증가, 연간 48만 8천t의 처리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구미시는 4공단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처리시설 계획만 세우고 있을 뿐 기존공단의 폐기물에 대해서는현재 추진중인 해평의 일반 생활쓰레기 매립장일부를 이용 할 계획임을 밝히고 있다.이같은 현실에 때맞춰 정부가 쓰레기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그러나 정부는 이번 쓰레기와의 전쟁에서 산업쓰레기처리에 대해서는 한마디 언급도 하지않았다. 해당기업들이 알아서 하라는 것인지정부가 모른채 하는것이 상책인 것으로 생각한 것인지…. 또 어느 환경단체에서도 지적되지 않고있다. 공업용 산업쓰레기 처리는 더이상 해당기업체에만 맡겨둘 문제가 아니다. 구미공단등 공단의 경우는 환경부나 국가산업단지 공단이 주관이 되어 광역 산업폐기물 처리시설을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해당 지방자치단체도 물론 적극 나서야 한다. 수많은 지방자치단체가 쓰레기 매립장 확보 문제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현실이다. 공단 산업쓰레기 대란-미리 대비해야 한다.〈중부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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