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미국 사이에 일고 있던 화해기류가 최근 장승길대사 일행의 망명때문에 갑자기 저기압쪽으로 치닫고 있다. 최근 북미간에는 미사일협상·유해송환협상등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다음달로예정되어 있는 4자회담 2차예비회담까지 아무런 걸림돌없이 진행될 것 같았다.그런데 장대사의 가족동반 망명사건이 터지자 미사일회담을 하루 앞둔 시점에서 북한은 이들의송환을 요구하면서 회담 자체를 결렬시킨 후 본국 귀환을 서두르고 있다. 북한측은 '미사일회담의 결렬은 장대사 망명때문'이라고 분명히 밝힌 것으로 보아 다음달 중순으로 예정되어 있는 4자회담 2차예비회담도 약간의 영향을 받을 개연성은 충분하다.
현재 이형철 북한외교부 미주국장을 단장으로 한 북한대표단은 돌아갈 비행기편을 물색하는등 부산을 떨고 있지만 장대사 망명사건이 북미관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것이라고 속단하기는 이르다는것이 외교가의 일관된 분석이다. 왜냐하면 지금 북한은 김정일의 공식 권력승계을 앞두고 식량난문제 해결과 북미관계 개선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기 때문에 이미 계획되어 있는 스케줄을 변경하지는 못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북한은 그들의 상투적인 수법대로 장대사 망명을 꼬투리로 잡아 앞으로 있을 각종 회담에보다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거나 더많은 '당근'을 얻는데 활용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래서 북한의외교부 대변인이 중앙통신 회견을 통해 발표한 문안을 보면 종전과는 달리 '유인납치'라는 강성표현을 자제했으며 미국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으려는 흔적이 뚜렷했다고 볼 수 있다.북한측은 이들 망명자들을 '국가자금을 횡령한 부패타락한 범법자'로 몰았으며 '범죄자들은 국제관행에 비춰 본국으로 소환되어 재판을 받아야 한다'는 대체적으로 부드러운 어조로 논평을 끝내고 있다.
한편 미국은 장대사 일행이 미국으로 망명한 후 제임스 루빈 미국무부 대변인은 '이들에게 망명을 허용했다'고 발표했다가 몇시간뒤 '이들에게 잠정입국을 허용했다'고 수정하는등 북한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는 인상을 풍기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장대사 일행의 미국입국이 어떤 상태든 간에 그들을 북한으로 돌려보낸다든지 그들의 신병이 불편하게 만들지는 않을 것 같다. 미사일회담의 결렬은 북한이 미국에 대한 불편한심기를 행동으로 잠시 보였을뿐 그것이 오래 가지는 못할 것이다. 어쨌든 우리정부는 장대사 문제가 대북관계에 불이익을 가져오지 않도록 또한번 한미공조를 다져야 할 것이다.미국은 황장엽비서 망명때 우리가 그랬듯이 우리측 조사요원을 맞아들여 한반도 안보에 관한 정보는 여과없이 공유하는 아량을 베풀어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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