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생물들과 마찬가지로 곤충도 많은 적들에 둘러싸여 하루하루를 버티며 힘겹게 살고 있다.특히 너무 작아 눈에 띄지 않는 곰팡이나 세균등과 같은 미생물들의 공격에는 체내의 방어기구를전부 동원하더라도 별로 승산이 없어 보인다. 상대가 차라리 좀 더 큰 기생충이나 새라면 도망이라도 칠텐데…. 이 경우에도 행동이 재빠르지 못하면 성공하지 못한다. 그러나 당하기만 할 수는없지 않은가!
실제로 대부분의 곤충들은 비록 벌의 독침과 같이 강력한 공격무기를 갖지는 못할지라도 나름대로 적을 피하는 대비책을 마련해 두고 있다. 그 중의 하나가 다른 생물이나 주위 환경의 모습을닮게 위장하는 '의태(擬態)'이다. 의태를 특히 잘하는 곤충은 대벌레다. 대벌레란 이름은 마치 마디가 있는 가느다란 대나무가지와 같다고 하여 붙여졌는데 식물의 줄기에 매달려 꼼짝하지 않고있으면 마치 그 식물의 본디 줄기인것처럼 보여 적들이 그냥 지나치기 십상이다. 메뚜기류들도잘 관찰해보면 주변의 식물이나 여러 종류의 흙, 마른 잎이나 풀등과 닮아 있는 것을 알수 있다.또 잎을 먹고 사는 대부분의 애벌레들도 몸색깔이 녹색이거나 얼룩져 있어 잎과의 구별이 쉽지않음을 알수 있다. 뱀눈나비류의 양날개의 둥근 무늬는 마치 뱀눈같아 적에게 위협을 준다. 벌을닮은 등에와 같은 파리류도 방어적인 의태의 예가 된다.
자기 스스로를 의태하는 것도 있지만 몸을 보호하기 위해 집을 의태하는 것도 있다. 맑은 물이흐르는 계곡에서 흔히 관찰되는 나방과 닮은 날도래류는 애벌레 시기를 물속에서 지내는데 이들은 연약한 몸을 보호하기 위해 집을 짓고 산다. 이들 중 어떤 종이 짓는 집은 일반적인 다른 집과는 달리 터널 모양이다. 그리고 어디든지 끌고 다니는 이동식 주택이다. 이들은 주위의 나뭇잎부스러기, 잔가지, 작은 돌맹이, 모래알, 달팽이 껍질등을 모은후 스스로 토해낸 실로 엮어서 집을만든다. 이렇게 만든 집은 주위 모습과 너무도 흡사하여 자세히 보지 않으면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이들은 위급한 순간이면 이 집속에 꼭꼭 숨어 꼼짝도 하지 않는다.
한편 이와는 달리 능동적으로 적을 방어하는 곤충들도 있다. 제비나비의 유충, 노린재, 딱정벌레의 어떤 종등은 고약한 냄새나 유독가스를 내뿜어 적을 물리친다. 제비나비나 무당벌레는 오히려눈에 잘 띄는 화려한 색깔을 뽐내는데 이는 포식자인 새들에 대한 일종의 경고색이다. 말하자면'날 잡아먹으면 지독한 맛으로 입맛만 버릴 것이다. 그런데도 나를 잡아먹을테냐?'라는 의미다.실제로 이를 이미 경험한 새들은 이런 색을 경계하여 다시는 접근하지 않는다고 한다.김중락(영남자연생태보존회·곤충학)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대통령실 "국민추천제, 7만4천건 접수"…장·차관 추천 오늘 마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