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KAL기참사 숨진 의사누나 한경희씨

지난달 6일 KAL기 추락사고로 숨진 한창희씨의 누나 한경희씨(48·서울)가 3일 수성구청을 찾았다. 김규택 수성구청장을 만난 한씨는 눈물을 글썽이며 연신 "고맙습니다"를 되풀이했다."유가족이라고 해야 누나 3명 뿐이었어요. 게다가 모두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해 조문객들에게 물한잔 대접 못할 형편이었죠. 그런데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이 찾아와 장례절차며 조문객 대접, 음식 마련까지 도와주더군요"

장례식을 도운 자원봉사자는 20여명. 수성구청 직원과 여성단체협의회, 새마을운동 및 바르게살기협의회 봉사자들이 장례기간 내내 철야로 일했다. 수성구청은 총무국장을 단장으로 장례지원단을구성, 손님접대부터 분향소 설치·발인까지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던 것.

"장례를 마치고 나니 조금 정신이 들더군요. 도와준 분들에게 고맙단 말 한마디 못하고 떠날 뻔했는데. 이런게 바로 고향이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한씨는 김 구청장에게 30만원이 든 봉투를 내밀었다. 한사코 사양하는 김 구청장에게 "도움에 비해 염치없이 적은 돈입니다. 이 돈이라도 받지 않으면 저는 떠날 수 없습니다"라며 한씨는 눈시울을 붉혔다.

대한항공 대구지점장 박성웅 이사도 이날 오후 수성구청을 찾아와 "한씨 일가족 장례식때의 수성구민의 적극적인 지원을 잊을 수 없다"며 서울본사의 고마움을 전했다.

〈金秀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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